오늘날의 '만남'은 여러 형태를 포괄한다. 그것은 물리적인 접촉을 의미하기도 하고 하나의 아이디어로만 존재하기도 하며 계획에 의한 것일 수도, 때론 우연적인 사건일 수도 있다. 만남은 반복될 수도 일회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일상을 매개하는 여러 조건들이 물리적 실체로 존재하는 대상을 전제하지 않으며 점점 분석과 예측을 위한 데이터가 되는 세계에서 '만남'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동일한 정서적 가치를 가질까? 어쩌면 더 이상 복수(둘 이상의 사람이나 사물의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언어 형식)는 만남의 필요 조건이 아닌지 모른다. If We Ever Meet Again은 만남의 여러 새로운 조건들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전시로, 대상이 부재하는 만남의 경험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시적이면서도 기만적인 감각을 물질로서 비유해 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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