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진행 박유리 기자
육영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아시아부 연구원
나는 2018년 1월 KF에서 파견하는 박물관 인턴십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MET)에서 인턴십을 시작했다. 약 6개월 간의 인턴십 종료 후 여름부터 연구원(Research Scholar)으로 일하며 MET의 한국미술 소장품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학부와 석사 과정에 미술사를 전공하고 MET에 오기 전 1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MET 아시아부 소장품은 대부분 전근대기 작품이기 때문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하며 배운 학술 용어나 영문 표기법, 작품 설치 방법 등에 대한 실무 지식이 MET에서 일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MET 인턴으로 일한 상반기는 한국관의 운영 실무를 익히고 참여하는 한편, MET가 위치한 뉴욕에서 한국미술 관련 전시, 강연, 옥션 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기간동안에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개최된 특별전 《금강산: 한국미술 속의 기행과 향수(Diamond Mountains: Travel and Nostalgia in Korean Art)》(2018.2.7.-2018.5.20.)와 상설전 《Essential Korea》를 위한 제반 업무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MET는 KF 인턴에게 부서 내 각종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개별 업무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시 준비 과정 전체에 대한 개괄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한다. 나의 상사였던 이소영 큐레이터(현 하버드미술관 수석 큐레이터)가 참석한 회의들에 함께 하면서 전시 준비 절차 중 주요한 사안이 논의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고 MET에서 한국미술 특별전을 개최할 때 수반되는 실질적인 고민들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MET는 한국미술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의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부대 행사로 시대 및 국가적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계 강연을 시도한다. 미국 화가 John Singer Sargent(1856~1925)가 그린 풍경화와 한국 산수화를 비교한 강연이나 한국의 금강산, 중국의 황산, 일본의 후지산 등 동아시아의 주요 명산들이 예술가들에게 어떻게 수용되고 그려졌는지 비교하는 강연, 미시간대 미술사학과 조앤기 교수와 김수자 작가를 강연자로 초대해 금강산 전시의 ‘기행’이라는 화두를 확장해 논의한 ‘Contemporary Korean Art and Identity’가 있었다.
업무 외적으로는 MET 내 박사과정 펠로들의 최근 연구 성과를 알 수 있는 자리인 ‘Spring Fellows Colloquia’와 ‘Asia Week’가 기억에 남는다. ‘Asia Week’는 매년 봄 개최되는 큰 규모의 미술 행사 중 하나로 뉴욕의 갤러리, 주요 옥션하우스 등이 아시아 미술품을 판매하며 작품을 미리 전시하는 오픈하우스를 진행한다. MET 아시아부는 ‘Asia Week’ 리셉션 파티를 주관하는데 세계 각지의 큐레이터 및 컬렉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개인 연구에 집중해 MET 웹사이트의 ‘Heilbrunn Timeline of Art History’ 코너 게재 용으로 한국미술 소장품에 대한 짧은 글을 준비 중이다. 에세이를 위해 그동안 MET 한국미술 소장품을 다룬 논문과 전시 도록을 검토하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MET의 한국관이 전시와 출판 양면에서 견실히 운영되어왔음을 새삼 깨달았다. 뉴욕 관객들에게 한국미술을 소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이소영 큐레이터와 아시아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MET가 소장한 한국미술품에 대한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는 충실한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이 이곳에서 세운 작은 목표다.
강예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교류기획팀 대리
2017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과 민간 영역의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국제문화교류진흥법’을 제정했다. 이와 연계해 공감과 상생을 키워드로 한 ‘제1차 국제문화교류 진흥 종합계획(2018~2020)’을 2018년 5월 발표했다. 그동안 국제문화교류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단발성 교류를 탈피해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제문화교류의 틀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2018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간 국제교류재단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국제교류 전담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Traveling Korean Arts, 이하 트래블링) 사업을 비롯해 국내외 국제교류 사업의 체계를 수립하고 추진 전략을 일원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담기관 지정과 함께 지난 4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KOFICE로 이관된 트래블링 사업은 해외 주요 예술기관 및 한류 거점 역할을 수행 중인 41개소의 재외한국문화원과 협력해, 한국의 문화예술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고자 기획되었다. 트래블링 사업은 2014년 재외 한국문화원 시범 순회사업으로 《텅 빈 충만》(정준모 기획)을 전시한 데 이어 2015년 프로그램 풀(pool) 공모를 통해 정식으로 개시되었다.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보급을 위해 해외 순회가 가능한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프로그램 풀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작품성과 국제교류 가능성을 바탕으로 해외순회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재외 한국문화원과 현지 극장, 미술관, 축제 주관기관 등이 협력해 공동으로 공연 및 전시를 개최한다.
2017년 10월에는 주일한국문화원과 미디어아트센터인 NTT ICC와 연계해 경기도미술관의 《리듬풍경》 전시를 소개했으며 2018년에는 한미사진미술관의 《서울에 살으렵니다》를 주필리핀 한국문화원과 마닐라 세인트베닐 라살대학교에서 전시했고 숙명여대박물관의 《심상: 한국의 색》이 주중한국문화원과 베이징 복장학원민족복식박물관에서 전시됐다. 현재 재외한국문화원과 함께 캐나다 Ottawa Art Gallery, 미국 워싱턴 Textile Museum, 호주 4A Centre for Contemporary Asian Art, 일본 요코하마의 Fei Art Museum 등을 비롯한 미술 전문기관에서도 향후 한국 전시 추진을 위한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다.
올해는 국내 비엔날레 개최 시기에 맞춰 상호 이해를 통한 중장기 교류 시너지를 위해 ‘플러스(Traveling Korean Arts PLUS)’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외한국문화원 전시담당 행정원과 한국과 협력을 희망하는 미술관 큐레이터를 동반 초청한 행사다. 마우고자타 루드비시악 폴란드 국립현대예술센터 관장, 이미어 마틴 영국 헤이워드 갤러리 큐레이터 등 총 9개국 문화예술 분야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시각예술 현장을 살펴보고 프로그램 풀(pool) 기획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큐레이터 역할과 전시 기획을 주제로 논의했다.
한편 KOFICE는 트래블링 사업의 다양한 순회 프로그램 발굴을 위해 신규 프로그램을 공모하였다. 현지 특성에 맞는 가변적인 기획과 실현이 가능한 전시 기획안이 지원 가능하였으며 자세한 사항은 KOFICE 홈페이지(kofic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산연강재단은 젊은 한국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고 향후 국제적으로 활동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뉴욕 첼시에 두산갤러리와 레지던시를 운영 중이다. 매년 두산레지던시 입주작가를 공모하며 선정된 작가들은 두산갤러리 뉴욕에서 개인전 기회를 갖게 되고 작업실, 아파트, 생활비를 6개월 간 지원받는다.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는 임영주, 장서영이, 7월부터 12월까지는 황수연, 권하윤이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입주해 개인전 및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의 장녀 티나 킴 대표가 2001년 뉴욕 첼시에 개관한 티나킴 갤러리는 설립 이래 KIAF, 아트바젤 등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국내 유망 작가를 해외 미술관에 소개하고 비엔날레 등에 선보였다. 또한 해외에서 단색화 열풍을 주도하며 이우환, 박서보, 정창섭, 김용익 등 한국 단색화와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해왔다. 2018년에는 하종현, 박찬경, 김홍석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월간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