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동향

미술 경매의 세계 – (2) 미술 경매 구조 그리고 현황

posted 2021.12.03


조상인 『서울경제』 미술전문기자


#1998년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제5회 아트마켓 경매. 이날 최고가 낙찰작은 오지호가 1970년에 경복궁 향원정 풍경을 그린 20호 크기의〈향원정〉으로 3,5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총 61점이 경매에 올랐고 26점이 낙찰돼 낙찰률은 42.6%였다. 낙찰총액은 1억 4,845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6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161회 미술품 경매.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작품은 30억 5,000만 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오색 점화〈27-XI-71 #211〉(1971)이었다. 총 204점이 경매에 올라 177점이 팔렸고 낙찰률은 87%였다. 낙찰총액은 약 243억 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기록, 하루 치 경매 결과로 국내 최대 규모였다.


23년의 간극을 두고 출품작 수는 3.3배, 낙찰률은 2배 이상 올랐다. 경매 낙찰총액은 164배나 커졌다. 최고가 낙찰작은 오지호에서 김환기로, 즉 구상회화에서 추상화로의 경향 변화를 보여준다. 90배 가까운 가격차는 20여 년의 물가상승분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나다.


Beijing Auction Room Phillips and Poly 20th Century Contemporary Art and Design Hong Kong-Beijing Dual-Location Sales © Phillip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Beijing Auction Room Phillips and Poly 20th Century Contemporary Art and Design Hong Kong-Beijing Dual-Location Sales © Phillip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한국 미술시장의 역사는 ‘경매’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쓰일 듯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서울옥션이 있다. 서울옥션이 1998년 10월 처음 연 ‘제1회 아트마켓 경매’가 완전 공개 형태의 첫 정기 미술 경매이기 때문이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로 미술시장이 침체에 빠져있던 때다. 기업이 도산하고 실직자가 늘면서 경제 불황이 깊어졌고 급기야 ‘귀한 작품’이 매물로 나오는 일이 잦았다. 팔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전통적 갤러리 비즈니스로는 신작 판매도, 구작 거래도 쉽지 않았다. 일부 화랑들이 ‘싼값’을 강조해 이벤트성 프라이빗 경매를 시도했다. 가장 적극적이고도 체계적으로 나선 이가 가나아트의 이호재 회장이었다. 가나아트의 멤버십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격주로 1회씩 ‘아트마켓 경매’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수요자 저변을 확대하고 미술품 거래의 투명성과 작품가격의 유연성을 통해 IMF 체제로 경직된 미술품 유통구조에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고 말했다. 승산이 보였다. 앞서 짚어본 1998년 12월의 경매가 분수령이 됐다. 이듬해 2월 가나아트에서 분리된 독립법인체로 서울옥션의 전신인 주식회사 ‘서울경매’가 설립됐다. 2000년에는 보석경매, 와인경매 등으로 외연을 넓혔고, 2001년 서울옥션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서울옥션이 평창동 센터를 중심으로 강남점·부산점 등을 열며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자, 2005년 9월 대항마를 자처하며 케이옥션이 문을 열었다. 바야흐로 한국의 미술 경매시장의 ‘양강구도’가 꾸려졌다.


29회 서울옥션 홍콩세일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옥션. 퍼블릭아트 제공.

29회 서울옥션 홍콩세일 전경 이미지 제공: 서울옥션. 퍼블릭아트 제공.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이자 양대 옥션하우스로 불리는 소더비(Sotheby’s)와 크리스티(Christie’s)도 양강체제를 이루고 있다. 소더비는 1744년 런던에서 서적 전문 경매회사로 출발한 최초의 근대 경매사다. 1766년 설립된 크리스티는 세계 최초의 ‘미술품 전문’ 경매사다. 그렇게 18세기부터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 미술시장의 중추가 된 두 회사는 2010년 이후 경제성장을 뒷배로 둔 중국이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의 최대 점유국으로 올라서기 전까지 전 세계 미술 경매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했다. 지난 2017년 11월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작품인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작품〈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1500년대)가 4억 5,031만 2,500달러(한화 약 5,156억 원)에 팔린 곳은 크리스티 뉴욕 경매였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최고가 낙찰작인〈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1955)은 2015년 5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1억 7,936만 5,000달러(한화 약 1,968억 원)에 거래됐다. 동시대 미술의 최고가 기록은 소더비가 갖고 있다.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무제(Untitled)〉(1982)가 2017년 5월 소더비 뉴욕 이브닝세일에서 1억 1,048만 7,500달러(한화 약 1,265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런던 기반의 소더비는 1955년 뉴욕으로 옮겨갔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던 상장기업이었으나 지난 2019년 6월 프랑스의 미디어 재벌이자 다국적 통신회사 알티스의 설립자인 미술품 애호가 패트릭 드라히(Patrick Drahi) 회장에 의해 37억 달러(한화 약 4조 4,000억 원)에 인수되면서 상장 폐지의 수순을 밟았다. 참고로 크리스티의 최대 주주는 구찌·발렌시아가·보테가베네타 등 명품브랜드를 이끄는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PPR 그룹 회장이며, 몇 해 전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이들 외에 1793년 설립된 본햄스(Bonhams)와 1796년 세워진 필립스(Phillips)까지를 세계 4대 미술 경매회사로 칭한다.


소더비(Sotheby’s) 경매 현장 전경 PETER FOLEY/EPA-EFE/Shutterstock.com.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소더비(Sotheby’s) 경매 현장 전경 PETER FOLEY/EPA-EFE/Shutterstock.com.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하지만 이를 국내 경매회사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들 경매사에서 거래되는 미술품 한 점 가격이 국내 경매회사의 연 매출 혹은 한국 미술시장 전체 규모(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전체 규모는 평균 4,000억 원 정도)와 맞먹는 수준이니, 체급 차가 현격하다. 다만 김환기와 함께 박서보, 정상화 등 소위 ‘단색화’라 불리는 1970년대 한국 추상미술의 약진에 힘입어 ‘동시대 미술’로만 한정 지을 경우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세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프랑스의 미술전문 매체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 집계한 세계 경매사별 동시대 미술 낙찰총액 순위에서 서울옥션이 14위, 케이옥션이 16위를 차지했다.


크리스티(Christie’s) 경매 현장 전경 장대천(Zhang Daqian) 〈Temple at the Mountain Peak〉1967 금색 종이에 수묵담채, 족자 127.3×63cm 이미지 제공: 크리스티 © Christie’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크리스티(Christie’s) 경매 현장 전경 장대천(Zhang Daqian) 〈Temple at the Mountain Peak〉1967 금색 종이에 수묵담채, 족자 127.3×63cm 이미지 제공: 크리스티 © Christie’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경매에 오르는 작품은 경매사가 소장자로부터 팔아 달라고 ‘위탁’ 받은 것들이다. 따끈따끈한 작품을 작가로부터 건네받아 전시를 통해 대중에 소개하는 갤러리와 아트페어를 1차 시장(primary market)이라고 한다면, 한 번 거래됐던 작품을 다시 중개하는 경매는 2차 시장(secondary market)이 된다. 작품이 경매에 오를 때, 소장자와 낙찰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인적 정보를 제외한 작품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자유 경쟁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된다. 위탁자가 일정 기간 작품을 소장한 후 되판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경매 거래기록이 쌓이면서 미술시장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됐고, 투자 동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보고서 발간이 가능해졌다.


미술 경매는 2차 시장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1차 시장 활성화까지 견인했다. 경매사의 낙찰총액 추이는 미술시장 전체의 경기 변동과 거의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는 작품은 당대 미술 소비의 경향도 보여줬다. 처음 정기 경매가 열렸던 1998년의 최고가 낙찰작은 오지호의〈향원정〉(3,500만 원)이었고, 이듬해 최고가 작품은 박수근의〈집골목〉(1960) 1억 9,800만 원이었다. 한동안 고미술의 인기가 치솟았다. 2001년 7억 원에 낙찰된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를 시작으로 조선 시대 도자기인〈청화백자파초국화분재문호〉(2002년 서울옥션 5억 1,000만 원 낙찰),〈청화백자진사채난국초문편병〉(2003년 서울옥션 5억 원 낙찰),〈청화백자괴석화조문호〉(2004년 서울옥션 5억 3,000만 원 낙찰)로 이어지며 매년 그해 최고가 기록을 차지했다. 2006년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철화백자운룡문호〉는 경합 끝에 16억 2,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고, 조선백자 거래가격의 ‘자릿수’를 바꿔놓았다. 고미술 시장은 잊을 만하면 터지는 위작 거래로 인한 불신 풍조가 만연했는데, 경매회사가 출품작의 소장 내역과 진위 검증을 전제로 신뢰도를 확보해 주었기에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었다.


서울옥션의 독주체제에 케이옥션이 가세한 2006-2007년 미술 경매시장의 뜨거운 양상은 소위 ‘불 마켓’이라 불리는 올해 상황과도 흡사하다. 주식과 부동산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이 미술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점이 그렇다. 오갈 데 없는 시중 유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몰렸다. 낙찰률과 낙찰총액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아트펀드도 생겨났다. 당시 최대 수혜주는 박수근이다. 2005년 서울옥션에서 9억 원에 팔린 박수근의〈시장과 여〉(1960년대), 케이옥션에서 7억 1,000만 원에 낙찰된〈나무와 사람들〉(1965)이 각각 그해 가장 비싸게 거래된 미술품 1·2위를 기록했다. 이제야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증을 통해 공개적으로 확인됐지만 이건희·홍라희 부부가 박수근 작품에 관심을 갖고 사 모은다는 얘기가 당시 미술계에 퍼져 많은 이들의 구매 경쟁을 견인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끈 당시 60대 전후의 경제 주역들이 어린 시절의 향수, 가난한 시절의 온기를 떠올리며 박수근 그림에 몰입한 것도 사실이다.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 2,000만 원에 낙찰된 박수근의〈빨래터〉(1950년대)는 신문 1면을 장식하며 호황기 미술시장의 절정을 보여줬고 이후 8년간 한국 경매 사상 최고가 자리를 지켰다.


마르크 샤갈(Marc Chagall)〈동물들과 음악〉1969 캔버스에 유채 140×155cm 5회 서울옥션 홍콩 경매.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마르크 샤갈(Marc Chagall)〈동물들과 음악〉1969 캔버스에 유채 140×155cm 5회 서울옥션 홍콩 경매.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2008년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술시장이 반 토막 났을 때, 서울옥션은 아시아 미술 업계 최초로 홍콩 진출을 선언했고 7월 1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려 한 전략이 또 한 번 통했다. 2008년 10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오른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판화판, 거울, 과일이 담긴 그릇의 정물화(Still Life with Stretcher, Mirror, Bowl of Fruit)〉(1972)는 6,200만 홍콩달러, 당시 환율로 한화 약 100억 7,000만 원에 팔렸다. 이것은 국내 경매회사가 성사시킨 역대 최고가 낙찰기록으로 지금까지 유효하다. 경기 불황의 시기에 환금성이 확보된 미술품은 금(金)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높아진다는 점을 정확히 파악했고, 결과는 ‘명중’이었다. 영국 출신 데미안 허스트(Demien Hirst)의〈천국(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2006)이 약 26억 원, 중국 근대미술가 산유(Sanyu)의〈하얀 꽃병의 꽃(Flowers in a white vase)〉(1930년대)이 약 25억 원으로 2009년 경매 성과의 1·2위를 채웠다. 2010년에는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동물들과 음악(Bestiary and Music)〉(1969)이 약 47억 원, 2011년에는 에드가 드가(Edgar Degas)의〈14세의 작은 무용수(Little Dancer of Fourteen Years)〉(1878-1881)가 약 20억 원으로 각각 그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모두가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팔렸다.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 같던 한국 미술시장에 해외 미술이 적극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김선우〈모리셔스 섬의 비극〉2019 캔버스에 과슈 130.6×162.5cm 162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김선우〈모리셔스 섬의 비극〉2019 캔버스에 과슈 130.6×162.5cm 162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경기가 요동쳐도 꿈쩍 않는 해외 거장의 작품처럼, 우리 미술에서도 거장을 발굴해야 한다며 미술시장 플레이어들이 반성적 ‘물밑작업’을 시작했다. 1차 시장인 갤러리뿐만 아니라 2차 시장인 경매회사도 ‘기획경매’로 힘을 보탰다. 1970년대 한국 단색조 추상회화 경향을 일컫는 ‘단색화’에 대한 재조명이 전개됐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를 비롯해 박서보, 정상화, 권영우, 하종현 등의 작품에 국내는 물론 해외 수요까지 늘어났다. 김환기의 잇따른 기록경신이 이어졌고, 단색화 작가들은 2014년 이후 3년간 경매 낙찰가가 평균 10배 상승하는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 결과 양대 미술경매사들은 2015년에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이며 호황의 축포를 터뜨렸다. 서울옥션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낙찰총액 1,000억 원을 넘기며 연간 1,078억 원어치를 낙찰시켰다. 이 중 절반 이상인 60%가 홍콩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도 주목을 끌었다.


김환기〈3-II-72 #220〉1972 천에 유채 254×202cm 25회 서울옥션 홍콩 경매.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김환기〈3-II-72 #220〉1972 천에 유채 254×202cm 25회 서울옥션 홍콩 경매.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김환기의 〈19-Ⅶ-71 #209〉(1971)가 2015년 10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3,100만 홍콩달러(한화 약 47억 2,000만 원)에 팔리며 박수근의 최고가 기록을 깼고, 그때부터 기록경신의 행진이 이어졌다. 54억, 63억, 65억, 85억 원의 신고가를 적으며 ‘김환기의 경쟁자는 김환기뿐’이라는 얘기가 경매를 통해 확인됐다. 2018년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6,200만 홍콩달러(한화 약 85억 3,000만 원)에 팔린 김환기의 〈3-II-72 #220〉(1972)은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한국 작가의 최고가 기록이다. 2018년의 서울옥션 연간 낙찰총액은 1,285억 원으로 창사 20주년에 최대 실적을 찍었다. 이처럼 미술시장에서 경매의 강세는 해를 거듭할수록 두드러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매년 전수조사를 기반으로 집계하는 「미술시장 실태조사」에서 전체 미술시장 규모는 4,000억 원대 수준인데, 이중 경매 비중은 꾸준히 상승해 2010년 13%이던 것이 2016년에는 30%를 넘겨 2018년에는 33.7%까지 커졌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Pumpkin〉1990 캔버스에 아크릴릭 53×45.5cm Phillips and Poly 20th Century Contemporary Art and Design Hong Kong-Beijing Dual-Location Sales © Phillip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Pumpkin〉1990 캔버스에 아크릴릭 53×45.5cm Phillips and Poly 20th Century Contemporary Art and Design Hong Kong-Beijing Dual-Location Sales © Phillip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Sotheby’s specialists on phones with clients during an auction © Sotheby’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Sotheby’s specialists on phones with clients during an auction © Sotheby’s. 이미지 퍼블릭아트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술 경매는 활로를 모색했다. 서울옥션의 경우 홍콩 경매 개최의 길이 막히자 글로벌 미술전문 포털 ‘아트시(Artsy)’와 손잡는 등 온라인경매를 강화했다.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경매, 미술품 분할 및 공동구매 플랫폼인 ‘소투(SOTWO)’ 런칭 등으로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렇게 축적한 노력이 올해 미술 경매의 르네상스를 맞아 빛을 발하는 중이다. 코로나19에 대항하는 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그간 누적된 문화 소비의 욕구가 보복 소비(Revenge Shopping)의 형태로 나타나면서 올 초부터 경매시장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서울옥션은 지난 3월 열린 제159회 경매에서 95%라는 사상 최고 낙찰률을 세웠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제한 관람 상황임에도 경매장은 북적이고, 방문객은 젊어졌다.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 ‘아트바젤(Art Basel)’이 금융기업 UBS와 함께 발간한 「2020 세계미술시장 보고서」에서 고액 자산가 컬렉터의 49%를 2030세대가 차지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IT와 금융업 종사자, 온라인 이커머스 기반의 고소득자 혹은 연예인을 포함한 인플루언서들의 미술 소비 및 미술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23년 전 서울옥션의 탄생 이후 함께 성장한 그들이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날이 온 것이다.


※ 이 원고는 퍼블릭아트 2021년 11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퍼블릭아트와 콘텐츠 협약을 맺고 게재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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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글쓴이 조상인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학사, 미술대학 미술경영 석사를 졸업했다. 2008년부터 14년째 『서울경제』에서 미술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근대미술가 37명의 일대기와 예술관을 다룬 『살아남은 그림들』(2020)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