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동향

팬데믹 이후의 미술시장 – 유니스 리(휘트니 미술관 대외협력 디렉터) 인터뷰

posted 2022.08.08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 다양한 곳에서 큰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측면에서 기회와 도전이 확장되며 사람들은 디지털을 통한 전환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미술계에서도 가상현실(VR) 전시 방식 및 온라인 경매 도입, 온라인 뷰잉룸의 활성화, 온라인 미술시장 플랫폼 등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현상들이 생겨났다. 2022년 리오프닝 시대를 맞이하여, 더아트로는 지난 2년 동안 미술계가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과 변화에 대해 예측해보고자 이번 특집기사를 기획하였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각예술 전문가 7인과 “팬데믹 이후의 미술시장”에 대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클라라 룽게(Clara Runge, ZKM), 유니스 리(Eunice Lee, 휘트니 미술관), 요한 쾨닉(Johann König, 쾨닉갤러리),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 프리즈 페어), 팀 슈나이더(Tim Schneider, 아트넷 뉴스), 제니퍼 프랫(Jennifer Pratt, 아트시), 사이먼 피셔(Simon Fisher, 오큘라) 등 미술계의 다양한 부문에서 종사하는 7인의 전문가가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미술 산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유니스 리, 미국 휘트니 미술관 대외협력 전략 및 이벤트 디렉터

유니스 리, 미국 휘트니 미술관 대외협력 전략 및 이벤트 디렉터

Q.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술시장과 전시의 작동 방식을 영구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보는가?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시켰다고 생각하는가?


코로나19가 미술시장과 전시의 작동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의 측면에서 행사나 미술 경험을 매우 달리 보게 되었다. 건강과 안전이 제일 중요하나 우리가 관객과 어떻게 소통하고 싶은지 처음부터 끝까지 더욱 총체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양보다는 질에 관한 변화이며 주변에서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면서 우리는 고유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또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데 팬데믹으로 여러 일정이 늦춰지면서 전시 기간이 더 길어지는 등 좋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Q. 온라인 미술시장 또는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리라 생각하는가? 온라인 시장을 확장해야 할까, 축소해야 할까?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안해달라.


온라인 채널이 성장하면서 미술계는 전례 없이 기술 중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술은 데이터를 운용하며, 성공률, 참여도, 판매 그리고 다른 데이터 기반의 결과들을 평가하는 데 효과적이고 정확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미술은 실제로 경험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므로 디지털 플랫폼이 대면 활동과 행사를 보완하는 식으로 기능하길 바란다.


Q. 디지털 예술은 여러 방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까? 그리고 디지털 예술이 전통적 예술만큼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하고 있다. 미술계 내에서 디지털 예술을 위한 자리는 확실히 있으나 전통적 의미의 미술보다 가치가 더하거나 덜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결국은 미술시장이 미술계에 뚜렷이 드러나는 이러한 경향성을 유지하고 견뎌낼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전통적 미술에서도 고전미술 대 현대미술처럼, 경향의 흥망과 변화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저 기다리며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나는 유관기관들이 오늘날 유의미한 디지털 예술에 관한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코로나19 이후 미술시장에 대한 당신의 전망이 궁금하다. 급변하는 미술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각 산업(아트 페어, 갤러리, 재단, 예술가 등)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첩함을 유지한다면 미술계는 팬데믹 이후의 세계를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계속해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므로 갤러리, 미술관, 옥션 등은 해당 영역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나 미술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물리적인 공간이므로 창의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 이제 사람들이 어디에 방문할지 선택하는 데 있어서 더욱 신중해졌기 때문에 양보다 질이 중요해진 것이다.


Q.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가 세계를 마비시켰을 때 미술계는 온라인과 디지털 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이후 2년이 흐른 지금 이 플랫폼의 가치를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야기했듯 분명히 사람들은 실제의 체험을 갈망한다. 디지털 플랫폼이 더 넓은 범위의 관객에게 닿을 수는 있지만, 이 숫자 또한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금부터 그 변화의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다. 미술시장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운 표준이 될까, 아니면 반대로 회귀할까? 이 부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Q. 한국 현대미술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2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기에 성장기에는 한국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일을 시작할 당시 김수자, 서도호, 최정화 등의 작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전시 《Your Bright Future: 12 Contemporary Artists from Korea》가 열렸는데 이 전시에서 한국 현대미술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휘트니 미술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을 때는 1993년에 휘트니 비엔날레를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했던 일과 휘트니 미술관과 한국 사이의 오랜 관계에 대해 알게 되었다. 미술관장 아담 와인버그(Adam Weinberg)와 함께 서울에 방문했을 때, 정말 많은 작가와 큐레이터가 1993년도의 비엔날레가 그들에게 미친 영향을 말해주었다. 개인적으로 휘트니와 한국의 기관, 예술, 작가 간에 앞으로의 협업과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Q. 주목하고 있는 한국 작가가 있는지 궁금하다.


미술시장에서 언급되는 몇몇 이름을 들은 바 있고 다른 미술 애호가들과 마찬가지로 단색화를 둘러싼 열기를 느꼈다. 특정 작가보다는 한국문화의 영향력을 살피는 데 더 관심 있다. 예를 들어 뉴욕의 제네시스 하우스(Genesis House) 같은 장소는 새로운 관객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보여주기에 아름다운 곳이다. 한국의 디자인, 건축, 예술, 음식을 접할 수 있어 영감을 얻기에 좋다.


1)블록체인에 미디어 파일, 메타데이터, 거래 내역 등 모든 정보를 저장한 경우 온체인 NFT라 하는데 데이터 처리 속도, 네트워크 혼잡, 유지 비용의 문제 등으로 일부 데이터를 블록체인 바깥에 저장하는 것이 아직은 일반적인 편에 가깝다. 이는 오프체인(off-chain) NFT라 부른다.


관련기사읽기

팬데믹 이후의 미술시장 – 클라라 룽게(ZKM 큐레이터) 인터뷰
팬데믹 이후의 미술시장 – 요한 쾨닉(쾨닉갤러리 설립자) 인터뷰


The Art Market in the Post-Pandemic World – An Interview with Eunice Lee


The Covid-19 crisis has heralded huge changes across every aspect of society. The pandemic amplified opportunities and changes, especially in the digital realm, and people are now paying close attention to digital transformations. The art scene particularly saw unprecedented new phenomena, such as the adoption of virtual reality (VR) exhibitions and online auctions, the activation of online viewing rooms, and the expansion of online art market platforms. Embracing its reopening in the year 2022, TheArtro presents special feature to look back and reflect upon the changes that the art world has undergone over the past two years, as well as to project future prospects and outlook. To this end,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seven visual art experts working in various art fields worldwide. Clara Runge (ZKM), Eunice Le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Johann König (König Galerie), Victoria Siddall (Frieze), Tim Schneider (Artnet News), Jennifer Pratt (Artsy), Simon Fisher (OCULA) each participated in this project and discussed the transformation of the art industry since Covid-19.


Q. Do you think that Covid-19 has changed the way the art exhibition/market operates? If so, in what ways? (e.g., collaboration with international museums, foundations, etc.)


A. Covid-19 has absolutely changed the way the art market/exhibitions operate. From a logistical standpoint, we think of events and art experiences very differently. Health and safety are of course very important, but it’s a more holistic approach in how we want to engage with our audience from beginning to end. It’s quality over quantity, and knowing what peers are doing so that we are thinking uniquely and creatively. I also think that time is seen differently – exhibition installations are now longer, which is a great outcome of slowing down our calendars.


Q. What are the consequences (pros & cons) of the growth of the online art market/channel? Should we expand or downsize the online market? Can you suggest any specific improvement measures?


A. The growth of online art channels has pushed the art world to be a lot more technology-driven in a way that it hasn’t been in the past. Technology drives data, so it has been a good and accurate way to measure success, engagement, sales, and other data-driven outcomes. But again, art is best experienced in real life, so hopefully these digital platforms will serve as a complement to in-person activities and events.


Q. What are the influences of digital art (NFT, metaverse, etc.) in various aspects? Is digital art as valuable as traditional art?


A. That is a question that has yet to be answered, but I am excited to see what will come out of it. There is certainly a place for digital art within the art world, but I don’t know that it can be seen as more or less valuable than traditional art. Ultimately, it’s what the art market will bear and if it is able to withstand the trends that are evident in the art world. Even traditional art forms have trends that ebb and flow – old masters vs. contemporary art – so this is something where we will have to wait and see. I do think it is important for institutions to be part of the digital art conversation because it’s very relevant nowadays.


Q. Post Covid-19, what is your outlook for the art market? What should each art industry (art fair, gallery, foundation, artist, etc.) do to prepare for this rapidly changing art market?


A. The art market will withstand the post-pandemic world as long as it remains nimble. Digital platforms will continue to be integral, so investments in that area are critical to galleries, museums, auction houses, etc. But art is best experienced in real life and it will be interesting to see how creatively this can be approached. Like I said, I think it will be quality over quantity because people are a lot more selective now in how they decide to show up.


Q. If you have any other comments to add, please feel free to share.


A. When Covid-19 paralyzed the world, the art world shifted to online and digital platforms. Now after 2 years, I think we all see the value in these platforms, but people definitely are craving in-person experiences. The digital platforms reach a broader audience but these numbers have been waning overall. It will be interesting to see how things evolve from here on end. Will a hybrid model for the art market be the norm or will things swing another way? It remains to be seen!


Q. What is attractive about Korean contemporary art? What’s special about it?


A. I grew up in Los Angeles and emigrated from Seoul when I was just 2 years old, so I knew very little about Korean art when I was growing up. When I started working at LACMA, there was a large exhibition called Your Bright Future: 12 Contemporary Artists from Korea, which featured artists like Sooja Kim, Do-Ho Suh, and Jeong-Hwa Choi. I learned so much about Korean contemporary art from that exhibition! When I began working at the Whitney, it was wonderful to learn about the Museum’s relationship to Korea and how we had sent our Biennial to the MMCA in 1993. When our Director Adam Weinberg and I visited Seoul, so many artists and curators told us the impact of the 1993 Biennial upon so many of them. I’m hopeful for future collaborations and engagements between the Whitney and Korean institutions, art, and artists.


Q. Is there any Korean artist you are paying attention to?


A. I hear certain names related to the art market and I, of course, followed the popularity of Tansaekhwa like many other art lovers. Rather than specific artists, I love to see the influence of Korean culture. Places like Genesis House in New York - a new partner of the Whitney - have introduced and highlighted Korea culture to a new audience so wonderfully. It’s about design, architecture, art, food (like the Onjium restaurant) that I find very inspiring.


유니스 리(Eunice Lee)

유니스 리(Eunice Lee)는 미국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의 대외협력 전략 및 이벤트 디렉터로, 기업 스폰서십과 특별 프로그램, 그리고 기업 회원 프로그램 등을 감독하고 있다. 또한, 미술관 내부 행사, 모금 행사, 외부 행사 대관 프로그램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CMA)에서 기업 후원부서의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근무하며 미술관 기업 회원과 공공 모금 활동을 관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