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 다양한 곳에서 큰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 측면에서 기회와 도전이 확장되며 사람들은 디지털을 통한 전환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미술계에서도 가상현실(VR) 전시 방식 및 온라인 경매 도입, 온라인 뷰잉룸의 활성화, 온라인 미술시장 플랫폼 등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현상들이 생겨났다. 2022년 리오프닝 시대를 맞이하여, 더아트로는 지난 2년 동안 미술계가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과 변화에 대해 예측해보고자 이번 특집기사를 기획하였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각예술 전문가 7인과 “팬데믹 이후의 미술시장”에 대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클라라 룽게(Clara Runge, ZKM), 유니스 리(Eunice Lee, 휘트니 미술관), 요한 쾨닉(Johann König, 쾨닉갤러리),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 프리즈 페어), 팀 슈나이더(Tim Schneider, 아트넷 뉴스), 제니퍼 프랫(Jennifer Pratt, 아트시), 사이먼 피셔(Simon Fisher, 오큘라) 등 미술계의 다양한 부문에서 종사하는 7인의 전문가가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미술 산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Q.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술시장과 전시의 작동 방식을 영구적으로 변화시켰다고 보는가?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시켰다고 생각하는가?
최근의 경매 결과와 번창 중인 갤러리 및 예술가의 숫자가 말하듯 코로나19가 야기한 초기 충격과 봉쇄령 이후에도 미술시장은 잘 버텨주었다. 팬데믹으로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뷰잉룸의 이용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러한 수단은 사람들이 갤러리나 아트 페어에 직접 방문할 수 없을 때 갤러리와 예술가들에게 생명줄이 되었다. 물론 세계의 일부는 여전히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작품가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 매우 드물었지만, 아트 페어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아주 빠르게 바뀌었다. 또한, 온라인 미술 작품 판매에서 가격 상한선이 존재했으나 디지털 플랫폼이 미술 전시 및 판매의 주요 수단이 되면서 이 또한 상황이 급변했다. 일례로 첫 번째 온라인 페어 중 하나였던 2020년 5월 프리즈 뉴욕(Frieze New York)에서 조지 콘도(George Condo)의 회화 작업이 2백만 달러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관한 인식 및 관심 확대 또한 코로나19와 함께 나타난 현상이다. 2020년 10월, 미술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갤러리기후연합(Gallery Climate Coalition)이라는 국제자선단체가 발족하였다. 파리 협정과 그 궤를 함께하며 현재 20개국에서 모인 800명 이상의 회원이 있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 50% 감소라는 목표에 모든 구성원이 동의하였다. 코로나19가 야기한 봉쇄령으로 인해 사람들은 환경과 여기에 인간이 미친 영향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많은 것이 그대로다. 미술과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경험은 대체 불가하고 우리 모두 새로운 발견을 욕망한다. 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해지자 갤러리, 컬렉터 그리고 큐레이터들이 아트 페어에 높은 참석률로 돌아온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다. 직접 찾아가서 행사에 참석하고자 하는 열망, 환경에 관한 인식과 함께 예술을 라이프스타일의 관점에서 보는 것 등 여러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또 다른 과제가 될 텐데 디지털이 계속해서 수준 높게 발전하는 한 이것은 새로운 방식의 보기와 예술의 발견 및 거래를 도울 것이다.
Q. 온라인 미술시장 또는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리라 생각하는가? 온라인 시장을 확장해야 할까, 축소해야 할까?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안해달라.
온라인 미술시장의 이점 중 하나는 어디에 갈 필요 없이 글로벌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갤러리기후연합의 목표에 다가서는 데 효율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디지털 활동 또한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NFT를 민팅(minting)하는 행위1)가 그러하다. 그래서 이 분야가 계속해서 개선되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플랫폼의 또 다른 이점은 더 많은 사람이 미술에 접근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트 페어에서의 작품은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이제는 온라인상에도 존재한다. 그리하여 전 세계 사람이 그것을 볼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작품을 직접 보기 위해 여행까지 감수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미술관과 박물관 또한 많은 작업과 전시를 온라인으로 만들어 가치 있는 학술연구 자료를 제공하면 마찬가지로 이 전시를 직접 보러 가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여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단점은 디지털 플랫폼은 스크린에서 구현할 수 있는 형식으로 곧잘 변환되는 특정 유형의 예술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몇몇 작가는 번창하겠지만, 다른 작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항상 얼리 어댑터라, 디지털이 야기한 다양한 기회를 받아들였다. 어떤 작가는 가상 세계에만 존재하는 작업을 만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작가들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가늠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Q. 디지털 예술은 여러 방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까?
예술가들은 수년 동안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왔으나 NFT와 메타버스는 꽤 최근의 현상이다. 그간 소위 ‘전통적’ 미술계와 NFT 예술가 및 컬렉터의 새로운 세계가 접점을 이룬 바 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서로 다른 시장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듯하다. 앞으로 이 두 세계가 어떻게 겹치는지 또는 더 멀어지는지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Q. 코로나19 이후 미술시장에 대한 당신의 전망이 궁금하다. 급변하는 미술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각 산업(아트 페어, 갤러리, 재단, 예술가 등)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022년 5월 뉴욕의 옥션 시즌에서 작품 거래 금액이 총 25억 달러를 넘었고 같은 달 프리즈 뉴욕 및 다른 페어들 또한 아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는 미술시장의 강세 그리고 이러한 성공에 투자한 갤러리와 개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갤러리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아주 잘 알고 있고 몇몇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자신의 소속 작가와 고객에게 집중하여 성공을 이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성장과 글로벌한 확장에 집중한 회사들은 디지털 부문의 발전에도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갤러리들이 특히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새로운 지점을 여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한편, 출처와 진위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작품을 블록체인을 등록시키는 것과 같은 새로운 관행이 자리 잡는다면 미술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Q. 한국 현대미술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미술뿐만 아니라 TV, 영화 그리고 음악 등 한국문화의 매력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프리즈 서울에 참가를 신청한 갤러리들은 전례 없는 수준이었고 이때를 다들 크게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서울에 문을 여는 갤러리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페이스갤러리 서울((Pace Gallery Seoul)은 최근 공간을 확장했고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글래드스톤(Gladstone), 쾨닉갤러리(König Galerie) 등이 서울에 지점을 냈다. 글로벌 관객에게 한국미술은 매우 정교하고 흥미로운 동시에 그 기원과 연관된 고유한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 작가들 또한 해외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측면이다.
Q. 주목하고 있는 한국 작가가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밀라노의 피렐리 안가르비코카(Pirelli HangarBicocca)에서 진행한 아니카 이(Anicka Yi)의 전시를 굉장히 인상적으로 보았다. 아니카 이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지금은 뉴욕에 거주하는 작가로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터바인홀(Turbine Hall)에서 커미션 작업을 전시하기도 했다. 그는 과학과 자연을 매우 흥미로운 방식으로 한데 모아 익숙함과 비현실성이 특이한 혼합을 이루는 작업을 만든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9월 프리즈와 키아프(KIAF) 때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을 발견한 생각에 벌써 설렌다.
1)NFT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대체 불가능한 고유 자산 정보를 부여해 가치를 매기는 작업을 말한다. (출처: https://dic.hankyung.com/economy/view/?seq=15132) NFT 거래를 위한 암호화폐 채굴에 엄청난 양의 전기가 소모되어 환경 파괴 논란이 지속해서 있었다.
The Covid-19 crisis has heralded huge changes across every aspect of society. The pandemic amplified opportunities and changes, especially in the digital realm, and people are now paying close attention to digital transformations. The art scene particularly saw unprecedented new phenomena, such as the adoption of virtual reality (VR) exhibitions and online auctions, the activation of online viewing rooms, and the expansion of online art market platforms. Embracing its reopening in the year 2022, The Artro presents special feature to look back and reflect upon the changes that the art world has undergone over the past two years, as well as to project future prospects and outlook. To this end,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seven visual art experts working in various art fields worldwide. Clara Runge (ZKM), Eunice Lee (Whitney Museum), Johann König (König Galerie), Victoria Siddall (Frieze Fairs), Tim Schneider (Artnet News), Jennifer Pratt (Artsy), Simon Fisher (Ocula) each participated in this project and discussed the transformation of the art industry since Covid-19.
Q. Do you think that Covid-19 has changed the way the art exhibition/market operates? If so, in what ways? (e.g., collaboration with international museums, foundations, etc.)
A. After the initial shock of Covid-19 and lockdown, the art market remained strong, as evidenced by recent auction results and - thankfully - the number of galleries and artists who continued to thrive throughout this period. The pandemic also greatly accelerated the adoption of digital platforms for art and online viewing rooms. These were initially a lifeline for galleries and artists, when people were unable to travel or to visit galleries or art fairs, and of course they are still vital in some parts of the world where this is still the case. Before the pandemic, there was very rarely transparency around the prices of artworks on digital platforms, but this changed quickly when the first fairs went online. There was also a perceived price cap for online art sales, but equally this quickly changed when digital platforms became the primary means of showing and selling art - at Frieze New York in May 2020, one of the first online fairs, a painting by George Condo sold for over $2m.
Something that has coincided with Covid-19 is an increased awareness and concern for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Gallery Climate Coalition was launched in October 2020 as an international charity and membership organization with the goal of making the art world more sustainable. All members sign up to the shared goal of a 50% reduction in carbon emissions by 2030, in line with the Paris Agreement, and there are now over 800 members in 20 countries. The lockdowns imposed by Covid-19 definitely allowed for more mindfulness and awareness of the environment and our impact on it.
Having said that, many things remain the same - the experience of seeing art and people in person is irreplaceable and we all have the desire to make discoveries, which is why fairs have been so well attended by galleries, collectors and curators since they were able to return. The challenge will be balancing that desire to travel and see art with lifestyle and environmental considerations. As digital continues to develop in sophistication, this may help support new ways to see and discover art, and to transact.
Q. What are the consequences (pros & cons) of the growth of the online art market/channel? Should we expand or downsize the online market? Can you suggest any specific improvement measures?
A. One of the benefits of an online art market is that it allows for global interaction without everyone having to be everywhere. This enables efficiencies, which help support the environmental goals of Gallery Climate Coalition that I outlined above. However, we know that there are environmental impacts of digital activity too, particularly the minting of NFTs1), so it is important that this area continues to develop and improve.
Another benefit is that digital platforms have the potential to make art accessible to more people. For example, the works in an art fair now often exist online as well as physically, so they can be seen by people all over the world, many of whom could never have travelled to see them in person. Museums also put many works and exhibitions online, which creates a valuable resource for research and scholarship, and again makes these shows accessible to people who would not be able to travel to see them.
One downside is that digital favors a certain type of art that translates well onto a screen. This means that while some artists will flourish, others are not yet really benefitting from online platforms. This may change as technology develops.
Artists are always early adopters and many have embraced the opportunities that digital has presented, some making works that only exist in virtual reality. It is interesting to look at how artists are using new technologies and how we can learn from this.
Q. What are the influences of digital art (NFT, metaverse, etc.) in various aspects? Is digital art as valuable as traditional art?
A. Artists have been making art using digital media for many years, however NFTs and the metaverse are of course quite recent phenomena. There has been some crossover between the ‘traditional’ art world and the new world of NFT artists and collectors, but on the whole, they operate as quite separate markets. It will be interesting to see how these worlds overlap or move further apart in the future.
Q. Post Covid-19, what is your outlook for the art market? What should each art industry (art fair, gallery, foundation, artist, etc.) do to prepare for this rapidly changing art market?
A. The May 2022 auction season in New York saw over $2.5bn of art sold, and this was alongside a very successful Frieze New York and other fairs that happened during the same month. These results suggest that the art market is strong and that there are a large number of individuals and galleries who are very invested in its success.
Galleries know their own businesses well, and some will remain successful by focusing on their artists and clients, as they always have. However, companies focused on growth and global expansion are investing in digital development and outreach. We are also seeing galleries opening new branches, particularly in Los Angeles and Seoul. Meanwhile, the whole market could also be affected by the adoption of new practices such as registering works on the blockchain to make provenance and authenticity more transparent in the future.
Q. What is attractive about Korean contemporary art? What’s special about it?
A. The appeal of Korean culture is extremely strong internationally, driven by art but also television, film and music. Frieze saw unprecedented levels of applications from galleries to join their new fair in Seoul and there is a lot of excitement for that week in September. We have also seen increasing numbers of galleries opening spaces in Seoul, from Pace expanding to three galleries, to the arrival of Ropac, Gladstone and König. Korean art is hugely sophisticated and interesting for a global audience, but also retains something that is unique to its origins. The artists of Korea are definitely an important aspect of what is driving interest from overseas.
Q. Is there any Korean artist you are paying attention to?
A. I have seen two excellent exhibitions by Anicka Yi recently, who was born in Seoul and now lives in New York - one at the Hangar Bicocca in Milan, as well as her amazing commission for the Turbine Hall at Tate Modern in London. She brings science and nature together in such interesting ways and makes work that is so unique in its combination of familiarity and otherworldliness. I am excited to discover the work of many more Korean artists when I visit Seoul in September for Frieze and KIAF.
1)Minting is a process of converting digital content into a digital asset by making it non-fungible on a blockchain. Controversy over environmental destruction continued as an enormous amount of electricity has been consumed in cryptocurrency mining for NFT transactions.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은 프리즈(Frieze)의 비상임이사이자 스튜디오 볼테르(Studio Voltaire)의 이사장 그리고 갤러리기후연합(Gallery Climate Coalition)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이다. 2004년에 프리즈에 합류해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4개의 국제 아트 페어를 이끄는 글로벌 디렉터 역할을 맡았고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와 프리즈 LA(Frieze LA) 런칭을 감독한 바 있다. 그는 2020년 GQ 매거진에서 뽑은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