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행사

아부다비 아트 Abu Dhabi Art 2013

posted 2014.02.25

5회째를 맞은 아부다비 아트페어가 2013년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문화예술 특구를 꿈꾸는 사디야트 섬에서 열렸다. 바다로 둘러싸인 사막 위에 세계 최대의 미술관 프로젝트 진행 현장을 배경으로 펼쳐진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들은 아트페어의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아트페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기획전과 주목할 만한 부스 판매실적, 그리고 미술관 파워 브랜드와 함께하는 아트 토크 프로그램은 오일 머니의 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루브르와 구겐하임이 완공되는 제6회,7회 아부다비 아트는 얼마나 더 매력적일지, 벌써 기다려진다.




사디야트 섬으로 향하는 예술의 열기

중동지역 석유 강국 큰손들이 미술시장에서 오일 머니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새롭거나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일례로, 아트뉴스[ARTnews]가 선정한 ‘톱 10 콜렉터’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린 카타르의 세이카 알 마야사 공주(Sheikha Al Mayassa bint Hamad bin Khalifa Al Thani)는 2011년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The Card Players》 을 2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에 매입하여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액수도 액수지만, 또 한 번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녀가 단순한 개인 컬렉터나 기업가가 아니라 카타르 국립미술관 관장이자 카타르 미술관청을 관할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즉, 그녀의 움직임은 카타르 미술관들의 컬렉션 계획을 반영하고 있다. 그 동안 그녀는 카타르 미술관청의 수장으로서 수백 억 원이 넘는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등의 작품들을 사들였고, 일 년에 약 10억 달러라는 (모마의 1년 작품 구입 예산의 30배가 넘는) 금액을 작품 소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히 오일 머니가 미술시장에 흘러드는 현상을 넘어 이들의 문화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아부다비의 야심, 사디야트 섬


이러한 움직임은 카타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등 7개 토후국(土侯國) 연방국가인 아랍에미리트 또한 유전으로부터 얻은 부를 예술과 문화관광 산업의 기반을 만드는데 거침없이 활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석유라는 천연자원이 점차 매장량이 감소하고 종국에는 고갈된다는 운명(물론 그 운명을 수십 년 앞으로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을 인지하고 있기에, 오일 이후(post-oil) 차기 국가 산업의 하나로 문화예술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디야트 문화지구(Saadiyat Cultural District) 프로젝트는 아부다비가 문화예술 산업에 쏟는 열정과 야심 찬 계획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왼쪽)  전시 전경,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국립현대미술관 2015 오른쪽)  조춘만, 인터스트리 코리아(IK150312-석유화학), 110x165cm, 2015왼쪽) 전시 전경,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국립현대미술관 2015
오른쪽) 조춘만, 인터스트리 코리아(IK150312-석유화학), 110x165cm, 2015

아부다비 시내로부터 동쪽에 위치한 사디야트 섬은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의 뛰어난 자연 환경 속에서 휴식하며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섬’을 목표로 5개의 미술관 및 박물관 설립과 리조트 등을 계획하고 공사 중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장 누벨이 설계한 루브르 아부다비, 프랭크 게리 디자인의 구겐하임 아부다비, 노먼 포스터의 자이드 국립박물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퍼포밍 아트센터와 안도 다다오의 해양박물관을 포함한다. 2015년 개관 예정인 루브르 아부다비는 약 64,000㎡ 대지에 9,200㎡의 전시실과 6,000㎡의 상설전시실, 2,000㎡의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2017년 완공되는 구겐하임 아부다비는 섬 끝 쪽에 자리 잡아 미술관이 바다에 둘러싸인 풍광을 만들어 내며 약 80,000㎡ 규모의 대지에 12,500㎡의 전시 공간과, 독특한 건물 구조로 인해 만들어지는 18,000㎡의 야외 전시 공간으로 구성된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 떠있는 이 섬에, 아부다비 당국은 세계적 건축가들의 작품을 컬렉션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루브르와 구겐하임이라는 미술관 파워 브랜드를 유치해 냈다. 이에 더해, 아랍에미리트가 산유국이 되기 이전 어업과 해상무역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했던 자신들의 삶과 역사를 해양박물관을 통해 보여주고, 연방국 초대 통치자였던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Sheikh Zayed bin Sultan Al Nahyan)의 일생과 업적을 기리는 자이드 국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함으로써 자신들의 전통과 역사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부다비를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만들겠다는 투자 전략임과 동시에, 그 위에 자문화를 올려 함께 구성해 내겠다는, 사막 위에 탄탄하게 쌓아 올려 온 그들의 자부심에 근거하고 있다.


위) VIP 오프닝 나이트, 아부다비 아트 2013 왼쪽) VIP 오프닝 나이트를 방문한 아부다비 왕족 오른쪽) 프레스 오프닝위) VIP 오프닝 나이트, 아부다비 아트 2013
왼쪽) VIP 오프닝 나이트를 방문한 아부다비 왕족
오른쪽) 프레스 오프닝

전시구성과 부스 판매실적


5회째를 맞은 아부다비 아트(Abu Dhabi Art)는 이렇듯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사디야트 섬에서 2013년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열렸다. 모래 언덕 형상을 한 UAE 파빌리온과 마나라트 알 사디야트 두 건물, 그리고 그 사이 야외 공간에서 20개국의 50개 갤러리가 400여 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참가 갤러리의 지역 분포는 유럽이 전체의 44%, 중동이 37%, 북미와 아시아 갤러리가 각각 12%와 7%를 차지했다. 아부다비 아트페어는 규모면에서는 작은 편에 속하지만, 지난해 참가 갤러리의 재참가율이 91%에 이를 정도로 참여 갤러리의 만족도와 장기적 효과에 대한 기대는 여느 아트페어보다 높은 편이다. 다양한 특별전시와 프로그램들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고, 거대한 미술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라는 점은 페어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듯 보였다.


올해 아부다비 아트는 전시를 크게 4개의 섹션으로 나누었다. 대부분의 갤러리가 참가하는 ‘Modern, Contemporary & Design’, 한 작가의 작품을 개인전 형식으로 보여주는 ‘Signature’, 전시장 통로나 입구, 로비, 야외 등 퍼블릭한 공간에 대형 조각과 설치 작품들을 전시한 ‘Beyond’, 개관한지 3년을 넘지 않은 이머징 갤러리를 선정, 전시하는 ‘Bidaya’ 섹션을 선보였다. 각 섹션을 구획별로 나누지 않고 행사장 전체에 걸쳐 고루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Modern, Contemporary & Design’ 섹션에서는 많은 갤러리들이 개성 있는 작품들을 내세워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어윈 부름의 거대한 붉은 색 Fat Car 작품으로 주변을 압도했으며, 일반 관람 첫날 로버트 롱고의 Untitled (Mecca Diptych)를 $850,000에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뉴욕의 레일라 헬러 갤러리는 이란 작가 샤를 후세인 젠달루디의 Be+Pe+Te+Se-0를 $265,000에, 두바이의 아얌 갤러리는 압둘나세르 가렘의 The Stamp(Amen)과 스템프 회화를 각각 $75,000와 $80,000에 판매했다. 갑작스런 폭우로 단 3시간 밖에 개장하지 못했던 둘째 날에도 이스탄불 갤러리 질버만의 터키 작가 아자드 쾨커의 세 폭짜리 회화 Aleppo가 $135,000에 판매되기도 했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아부다비 미술관 프로젝트의 두 주인공인 프랭크 게리의 조명작품 Fish Lamps와 장 누벨의 Boite à outils를 전시했다. 수보드 굽타의 입체 작품이 관객을 맞이한 하우저 앤 워스는 구타이 그룹 작가인 사다마사 모토나가의 에나멜 페인팅 Work와 타케사다 마츠타니의 Oval을 소개했다. 리슨 갤러리는 아니쉬 카푸어의 조각, 류 샤오동의 Hotan Project를 구성하는 대형 회화 4점,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최근 아랍에미리트 사막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결과물인 사진작품 In the Sea of Silence 등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명성에 걸맞은 부스 구성으로 컬렉터들의 발길을 잡았다.


이번에 처음 참가한 갤러리들도 컬렉터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뉴욕의 체임 앤 리드는 부스 벽면을 검정색으로 연출하여 페어장 안에 블랙 큐브를 만들고 조안 미첼의 대형 회화 작품 River, 가다 아메르의 Leila, 알 헬드의 Red Gull 등의 회화 작품들과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형 설치 작품 Cell XV (For Turner)을 전시 하였다. ‘실용적인 조각’라는 콘셉트 아래 디자이너 파블로 레이노소의 Spaghetti Bale을 비롯하여 릭 오웬스의 검정 대리석 의자, 세바스티안 브라코빅, 마크 뉴슨 등의 독특한 작품들을 $27,000에서 1백만 달러의 가격대로 선보인 카펜터스 워크샵 갤러리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첫 참가를 신고했다. VIP 오프닝에서 파스칼 마르틴느 타유의 Charcoal U를 약 $100,000에 판매한 갤러리아 콘티누아는 모나 하툼, 안토니 곰리의 작품과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설치 작품 Senza Titolo 92(1976-2013)으로 부스를 구성하여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고, 갤러리 엔리코 나바라는 프랭크 스텔라와 솔 르윗의 작품을, 갤러리 GP & N 발루아는 흰 전등갓이 춤추듯 움직이는 장 팅겔리의 Pour Lyon II로 부스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위) 어윈 부름_Fat Car_스티로폼, 폴리에스테르, 자동차_130x230x480cm-2013 왼쪽) 리슨 갤러리에서 출품한 아니쉬 카푸어 조각 작품 오른쪽) 파블로 레이노소_Spaghetti Bale_나무, 스틸_253x320x168cm_2008위) 어윈 부름_Fat Car_스티로폼, 폴리에스테르, 자동차_130x230x480cm-2013
왼쪽) 리슨 갤러리에서 출품한 아니쉬 카푸어 조각 작품
오른쪽) 파블로 레이노소_Spaghetti Bale_나무, 스틸_253x320x168cm_2008

부스 안에서는 보여주기 힘든 대규모 설치로 구성된 ‘Beyond’전은 전체 공간 구성과 관람 동선에 입체감과 리듬감을 주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는 여느 부스 전시보다 작가를 소개하고 알리는데 있어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11점의 조각과 설치 작품들이 소개되었는데, 특히 런던의 옥토버 갤러리가 출품한 권죽희의 섬세하게 오려낸 책의 페이지들이 쏟아져 내리는 Arabesque Dream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또한, ‘구겐하임 아부다비 토킹 아트 시리즈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난 하산 샤리프의 대형 작품은 야외에 설치되어 아부다비 아트를 방문하는 이들을 가장 먼저 반겼다. 아랍어로 ‘beginning’을 의미하는 ‘Bidaya’ 섹션에 선정된 올해의 갤러리는 두바이의 로리 샤비비였다. 2011년 두바이의 알세르칼 에비뉴에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한 로리 샤비비가 아부다비 아트에서의 첫 전시를 위해 준비한 리스트는 나빌 나하스와 드리스 오우아다히, 파르그할리 압델 하피즈의 회화, 라리사 산소르의 사진과 신미경의 조각 작품들이었다. 특히, 비누로 만든 신미경의 화병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향기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보통 신생 갤러리들은 국제 아트페어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 또는 보이지 않는 문턱을 넘지 못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젊고 역량 있는 갤러리의 국제 미술시장 진출의 도움을 목적으로 하는 본 섹션은 아부다비 아트가 내세울 수 있는 특성이 될 수 있을 듯 했다.


특별한 아부다비 아트표 기획전


미술시장의 중심인 아트페어에서 실험적이고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거나, 담론과 비평의 기능을 놓치지 않고 동시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아부다비 아트 또한 특별기획전을 선보인다고 하여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부합하는 기획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측하였다. 하지만 파브리스 보스토가 보여준 《Artists’ Waves》와 《Small is Beautiful》전은 ‘아트 페어 안의 비엔날레’ 식의 전시가 아닌 ‘페어 안의 또 하나의 페어’ 형식을 띠고 있었다. 《Artists’ Waves》는 큐레이터가 작가를 선정하면 그 작가의 소속 갤러리 또한 페어의 특별전에 참가하게 된다. 작가가 중심이 되는 기획전이지만, 공간 안에 관객과 소속 갤러리가 만날 수 있는 ‘살롱’을 마련하여 관객이 작가와 작품을 소개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작가들의 소품을 출품한 《Small is Beautiful》전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 모나 하툼, 어윈 부름, 루이즈 부르주아, 나딤 카람, 야삼 사스마제르 등의 작품이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 속에 작품들 앞에만 개별 조명을 설치하여 작은 작품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도록 연출되었다. 작지만 아름다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트 페어’의 형식을 표방하였다. 또한 림 파다(구겐하임 아부다비 프로젝트 중동미술 큐레이터)가 기획한 《Emirati Expressions: Realised》은 에미리트의 작가들을 조명하는 기획전으로, 다시 한 번 아부다비의 지역성을 각인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동시대미술의 특정 담론을 보여주기보다는, 아트 페어 본연의 특성을 살리는 독특하고 기발한 형식의 기획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아부다비 아트의 특별전들은 특별하였다.


왼쪽 위, 아래) 《Small is Beautiful》 전 전시 전경 오른쪽) 아트존(ARt Zone) 워크숍왼쪽 위, 아래) 《Small is Beautiful》 전 전시 전경
오른쪽) 아트존(ARt Zone) 워크숍

이 외에도 야외 광장에는 시게루 반이 골판지를 재활용하여 이동과 재구성이 가능한 구조물로 세운, 아부다비 아트 디자인 수크(Souq)에 전통 수공예품 및 디자인 상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디자인 마켓이 만들어졌다. 이 아부다비 아트 디자인은 젊은 작가들을 프로모션하기 위한 ‘Wings Project’라는 공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부다비 아트의 날개 로고 디자인을 사전에 공모하여 작가들을 선발하고 그들의 디자인으로 아트 상품을 만들어 페어장 내 아트샵인 아티팩트(Artyfact)에서 판매한다. 올해는 6명의 에미리트 작가들이 선정되었고 그들의 로고가 찍힌 수첩, 머그 컵, 티셔츠, 가방, 버튼 등 다양한 상품들이 페어장을 떠나는 관람객들의 손에 들려 기분 좋은 기념품이 되어 빠져나갔다. 다른 한켠에서는 야외 공연 무대 및 극장에서 ‘Art, Talks and Sensations: Dunes & Waves’라는 제목 아래 영상 작품을 상영하고, 음악과 영상,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디자인 워크숍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물론 작가들의 작품으로 랩핑된 아트버스를 타고 사디야트 섬과 해변, 아부다비 시내를 돌면서 전시, 공공미술, 퍼포먼스 등을 감상하는 아트 투어 프로그램 ‘두럽 알 타와야(Durub Al Tawaya)’ 등이 마련되었다. 또한 구겐하임 아부다비 컬렉션 작가들과 함께 하는 ‘구겐하임 아부다비: 토킹 아트 시리즈’ 및 ‘아부다비 아트 토크’와 ‘아부다비 아트 인터뷰’ 등은 매일 진행되는 퍼블릭 프로그램들로 짧은 시간이나마 작가 및 큐레이터, 갤러리스트, 건축가들의 작업과 이론,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이었다.


왼쪽) 시게루 반의 디자인 수크 오른쪽) 아부다비 아트 토크 프로그램 왼쪽) 시게루 반의 디자인 수크
오른쪽) 아부다비 아트 토크 프로그램

흥분되고 들뜨는 에너지와 함께 화려하게 시작한 ‘아부다비 아트 2013’은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는 기상 이변으로 둘째 날에는 페어를 일시 중단하는 곤경을 겪었다. 비바람에 헝클어진 야외 공연장과 전시장, 디자인 수크 일부를 재정비하고 메인 전시장 한 곳은 아예 철수하여 새로운 전시공간을 꾸려야 할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까지 아트 페어장 곳곳은 작품을 보고 사고, 프로그램을 듣고 참여하며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막의 나라에 불어 닥친 폭우는 노먼 포스터의 모래 언덕 지붕은 덮었지만, 사디야트 섬으로 향하는 예술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당분간 이 열기는 쉽게 사그러들것 같지 않다. 2015년 루브르 아부다비, 2017년 구겐하임 아부다비가 개관함과 동시에 이 거대한 미술관 프로젝트를 궁금해 하는 세계 아트 피플들의 발길이 아부다비 아트에게 호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부다비 아트는 향후 ‘문화예술의 섬’ 사디야트로 향할 방문객들을 인도할 문화적 인프라를 아트 페어라는 형식의 축제로 5년째 구축해오며 그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아부다비 아트 홈페이지 : http://www.abudhabiartfair.ae/
자이드 국립박물관 홈페이지 : http://www.zayednationalmuseum.ae/
구겐하임 아부다비 홈페이지 : http://www.guggenheim.org/abu-dhabi
루브르 아부다비 홈페이지 : http://louvreabudhabi.ae/en/Pages/home.aspx
사디야트 문화지구 홈페이지 : http://www.saadiyat.ae/en/masterplan/saadiyat-cultural-district.html


[사진제공] 아부다비 아트


*본 기사는 프로젝트 비아(Project VIA)의 지원으로 아트인아시아(아트인컬처)와 더아트로가 함께 기획·게재하는 글입니다.

송희정 / 전시기획자, P&㏇ 디렉터

현재 curating & art consulting P&㏇ 라는 브랜드로 전시 및 프로그램 기획과 아트 컨설팅을 하고 있다.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와 동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아티누스 갤러리(2004-2005)를 거쳐 갤러리 잔다리(2005-2011)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신진작가 발굴과 소개 및 지원을 위한 다수의 전시와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였다. 최근 기획한 전시로 《선을 치다_LINE-drawing>》(우민아트센터, 청주)와 2013년 금민정 개인전 《숨쉬는 벽_Abstract Breathing》(문화역서울 284)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