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행사

비아 살롱(ViA Salon) : 시각예술 출판의 오늘 짚어보기

posted 2018.02.21

시각예술분야 기획, 매개인력의 해외 리서치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비아’의 결과공유 워크숍 ‘비아 살롱’이 지난 12월 14일 개최되었다. 이번 비아살롱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프로젝트비아가 2017년 지원한 각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리서치 결과 발표를 통해 해외 미술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번 기사는 비아살롱의 세 번째 세션인 ‘기획형 리서치 시각예술의 해외출판’에서 나눈 국내외 시각예술 출판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담았다.

오는 3월 뉴욕 알민 레시갤러리의 개인전을 앞두고 서울 평창동에서 작업하고 있는 김창열 화백. 도쿄 긴자 츠타야 서점은 ‘예술과 가까운 삶(Live Closer to Art)’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약 60,000권의 전세계 아트북을 진열 판매한다.

디지털 시대, 종이책은 과연 위기에 처했을까?

시각예술 출판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출판물이 기관과 전시, 작가와 작품을 보조하는 부수적인 매체가 아니라 고유의 전문성과 역할을 지닌 장르라는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봐도 좋겠다. 물론 시각예술 출판물에 속하는 책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그 역할 또한 세분화되어있다. 미술관 및 박물관의 전시도록부터 텍스트 기반의 학술 연구서적, 매거진, 작가들의 도록, 아트북을 기획, 제작, 유통하기 위해 수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해 9월 초,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비아 기획형 리서치’도 국내 시각예술 출판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런던을 비롯한 유럽의 시각예술 출판 사례조사 기회를 마련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2월 14일 아름지기 문화재단에서 열린 ‘비아 살롱’ 중 3번째 섹션인 ‘기획형 리서치 시각예술의 해외출판’은 9월 리서치 프로그램의 결과를 공유하며 다양한 논의를 나눈 자리다.

서정임(보스토크 매거진 편집동인), 임경용(더북소사이어티 대표), 그리고 앤드류 한슨(런던 프레스텔 출판사 매니징 디렉터)가 참여하고, 필자 장승연(아트인컬처 편집위원)이 라운드테이블 모더레이터로 참여한 이 세미나의 현장을 소개하기 전에, 우선 꽤 오래된 어느 질문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다. 바로 지금,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은 위기에 처해있는가? 답변부터 말하자면,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 시대, 아니 심지어 ‘포스트 디지털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에도 종이책이란 여전히 유효하며 중요한 매체라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발표자들의 말을 빌려 정리해보면, 임경용 대표는 오늘날 예술출판 영역에서 전자책의 영향력은 매우 작으며 오히려 전자책과 디지털 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종이책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이 커지고 종이책 고유의 물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강화 등의 현상이 일어났다고 분석한다. 또한 한슨 디렉터는 영국과 유럽에서 2007년 전자책 단말기 킨들이 등장한 이래 모두가 종이책의 종말을 염려했지만, 오히려 2017년 현재 전자책 판매는 하락세인 반면 영국과 유럽의 종이책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지난해 영국의 경우 0.4%)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한다. 책이라는 400년 이상 묵은 휴대용 독서 도구는 지금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다.

왼쪽) 런던 쾨니히북스 서점 전경. 쾨니히 북스는 독일 쾰른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에서 55개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오른쪽) 영국건축협회건축학교(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가 운영하는 서점 AA북샵은 건축, 도시, 예술, 미술 등에 대한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왼쪽) 런던 쾨니히북스 서점 전경. 쾨니히 북스는 독일 쾰른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에서 55개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른쪽) 영국건축협회건축학교(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가 운영하는 서점 AA북샵은 건축, 도시, 예술, 미술 등에 대한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런던, 그리고 유럽 전반의 시각예술 출판사 현황은?

세미나 현장에서 펼쳐진 본격적인 논의들로 시선을 옮겨보자. 첫 번째 발표자인 서정임 편집동인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및 미국의 다양한 출판사와 그 활동을 ①트레이드 출판사 ②뮤지엄과 갤러리 출판 ③동시대 미술가들을 다루는 출판사의 카테고리로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첫 번째, 트레이드 출판사로 분류할 수 있는 테임즈 앤 허드슨(Thames&Hudson), 파이돈(Phaidon), 프레스텔(Prestel), 로렌스 킹(Laurence King), 스키라(Skira) 등은 출판과 유통의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춘 대표적 대형 출판사로 꼽힌다. 이들은 일반 독자층을 겨냥한 책들을 다수 제작하며, 시각예술 출판을 위하여 뮤지엄 같은 주요기관으로부터 콘텐츠 공유 등 규모 있는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 다음, 대표 뮤지엄 및 갤러리 출판부의 활약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테이트 퍼블리싱(Tate Publishing), 데이비드 즈워너 북스(David Zwirner Books),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 출판부(Victoria and Albert Museum Publications), 화이트채플 갤러리 출판부(Whitechapel Gallery Publications) 등 이들은 개최 전시나 대표 예술가들을 다루는 다양한 책을 출판하고 있다. 물론 화이트채플갤러리 출판부가 MIT 프레스와 공동발행하는 ‘DoCA 시리즈(Documents of Contemporary Art series)’와 같이 창의적인 앤솔로지 시리즈도 눈에 띈다. 특히 발표 내용 중 테이트 엔터프라이즈 소속으로 전문적인 사업 형태로 진행되는 테이트 퍼블리싱의 조직 구성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미지의 출판 퀄리티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 시각예술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한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특수한 전문가의 역할이 그것으로, 테이트 퍼블리싱의 시각예술 출판에 맞춰진 전문화된 제작 시스템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밖에도 무스(Mousse), JRP 링기에르(JRP/Ringier) 등 동시대 미술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출판사, 그리고 아티스트북에 포커스를 두는 북웍스(Bookworks)프린티드 매터(Printed Matter)의 사례까지, 발표를 통해 다양한 시각예술 출판사들의 활약에 대한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프로젝트 비아 기획형 리서치 중 테이트 엔터프라이즈 방문 모습. 퍼블리싱 비지니스 디렉터 존 스타키비츠(John Stachiewicz)와 만나 테이트미술관의 다양한 출판 사례에 대해 들었다.
프로젝트 비아 기획형 리서치 중 테이트 엔터프라이즈 방문 모습. 퍼블리싱 비지니스 디렉터 존 스타키비츠(John Stachiewicz)와 만나 테이트미술관의 다양한 출판 사례에 대해 들었다.


텍스트 기반 서적의 비물질적인 유통 제안!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임경용 대표는 시각예술 출판물의 유통 현황을 예술서점과 아트북페어로 크게 나누어 소개했다. 현재 유럽에서 55개의 서점을 운영하며 출판사도 겸하고 있는 유명한 쾨니히 북스(Buchhandlung Walther König), 베를린에 위치한 유통사이자 출판사로서 독립출판 문화의 성장과 함께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10개의 서점을 운영하며 그들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책 기획 및 출판 업무를 확장하고 있는 모토 디스트리뷰션(Motto Distribution)의 사례처럼, 발표자 본인이 종사하고 있는 업무와 마찬가지로 ‘서점’과 ‘출판’을 병행하는 주요 사례로서 두 기관의 활동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런던, 뉴욕, LA, 베를린부터 최근 도쿄, 서울, 상하이, 싱가포르, 타이베이 등으로 확장된 아트북 페어의 트렌드 현상 점검도 간략히 이어졌다.

사실 임경용 대표의 발표 중 하이라이트는 바로 ‘예술 출판의 새로운 유통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소개한 대목이었다. 그는 사진이나 드로잉 등 이미지 중심의 책들은 물성을 기반으로 종이책의 범주 안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있으나, 텍스트 기반 책은 전자책 형식이나 다른 모델을 고안하여 새로운 유통의 방식을 끊임없이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종이책을 온라인에서 구입할 경우 전자책(epub, kindle) 파일을 무료로 제공하는 버소 북스(Verso Books), POD 방식으로 제작과 유통 비용을 절감시키고 한정판 이미지가 강한 예술출판의 한계를 극복한 모스크바의 건축기관 스트렐카(Strelka Institute), SF작가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가 한 권의 책을 장인과의 한정판 제작부터 온라인 무료배포까지 총 4가지 방식으로 출판하여 2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사례 또한 새로운 대안적 방식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이플럭스(e-flux)가 격월간 저널을 PDF로 무료 배포하는 동시에 전 세계의 유통 네트워크(distribution network)를 별도로 운영하며 그 영향력을 더욱 확장시켜가고 있는 예처럼, 발표자는 동시대 담론의 유통이 비단 종이책과 같은 물질적인 매체만이 아닌 비물질적인 방식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제안한 것이다.

왼쪽) 카탈로그 레조네 전문 출판사 겸 서점 토마스 헤니지(Thomas Heneage)의 전경. 오른쪽) 맥스 브로스(Maags Bros.) 서점은 앤틱북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왼쪽) 카탈로그 레조네 전문 출판사 겸 서점 토마스 헤니지(Thomas Heneage)의 전경.
오른쪽) 맥스 브로스(Maags Bros.) 서점은 앤틱북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출판’을 통해 어떻게 한국미술을 프로모션할 수 있을까?

앤드류 한슨 디렉터의 발표는 해외 출판시장의 경향을 소개하는 동시에, 시각예술 출판을 통한 한국미술 프로모션에 대한 의견을 이어갔다.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한슨 디렉터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용한 도구인 종이책의 가치를 인정하는 동시에, 최근 개점한 여러 사례들을 토대로 서점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예로, 영국의 폐점한 은행자리에 작은 규모의 동네서점을 개점한 여러 사례를 짚으며 지역과 보다 밀착된 활동을 토대로 국제적인 활약 또한 가능하다는(Think Global Act Local) 설명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대형서점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가두지 않고, 멀티미디어 스토어이자 부티크 개념을 도입하여 성공한 일본의 츠타야의 사례처럼 문화공간으로 확장되는 서점의 역할을 논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프레스텔과 같은 대형 출판사의 중요한 고객이자 잠재적 협력자로서,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사립미술관들을 꼽았다. 베이징의 레드브릭 뮤지엄(RedBrick Art Museum), 타스마니아(Tasmania)의 데이비드 월쉬 뮤지엄(David Walsh Museum Mona – Museum of Old and New Art), 모스크바의 가라지현대미술센터(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도하의 이슬람아트뮤지엄(Museum of Islamic Art) 등 대형 사립미술관 건립이 세계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이처럼 유럽 중심의 세계는 분명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의 중심이 해체되어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출판이라는 플랫폼을 토대로 어떻게 한국미술과 한국작가들을 해외로 프로모션할 수 있을까? 한슨 디렉터는 2012년 프레스텔에서 발간한 미키 윅 킴(Micki Wick Kim)의 『한국 컨템포러리 미술(Korean Contemporary Art)』를 비롯해, 호세인 아마르사데기(Hossein Amirsadeghi)의 『한국미술: 지금의 힘(Korean Art: The Power of Now)』(트랜스글로브 퍼블리싱-테임즈 앤 허드슨, 2014) 등의 출판사례를 소개하는 동시에, 출판을 통한 프로모션의 좋은 사례로서 일본사진계의 활약을 소개했다. 아라키 노부요시, 모리무라 야수마사, 히로시 스기모토, 모리야마 다이도 등이 해외 출판을 통해
국제적으로 알려질 계기를 마련한 점, 그리고 런던 포토그래퍼스 갤러리(Photographer’s Gallery)에서 열린 일본과 중국 포토북 전시가 준 감동 등이 그 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가장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은 바로 ‘번역’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슨 디렉터에 따르면, 국제 출판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중국출판사들이 해외에서 다양한 번역서를 출간했지만, 정작 영어 번역의 전문성이 떨어져 네이티브 시장에서 성공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정보의 공유 수단이라는 ‘책’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과 그 퀄리티를 고려하지 않은 책의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

프로젝트 비아 기획형 리서치 중 런던 테임즈앤허드슨(Thames & Hudson) 출판사 방문 모습. 에디토리얼 디렉터 로저 소프(Roger Thorp)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젝트 비아 기획형 리서치 중 런던 테임즈앤허드슨(Thames & Hudson) 출판사 방문 모습. 에디토리얼 디렉터 로저 소프(Roger Thorp)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라운드테이블 그리고 결론

세 명의 발표에 이어서 바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약 50여 분 간 시각예술 출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또한 세미나를 찾은 관객 중에서 아티스트, 갤러리스트, 그리고 출판사 에디터까지 다양한 종사자들이 출판을 통한 프로모션에 대한 각자의 고민을 질문하며 현실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 가운데서 핵심적인 내용만 몇 가지 짚어보기로 하자.

오늘날 출판 경향에 보폭을 맞추기 위한 각 출판사(프레스텔, 미디어버스)의 전략은 무엇일까? 그리고 출판사에게 제출하는 기획 제안서의 요건은 과연 무엇일까? 자칫 너무 거대한 질문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에 대한 각 발표자의 답변은 시각예술 출판계의 ‘다양성’을 파악하게 해주는 좋은 비교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슨 디렉터는 요리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강화하여 책의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점을 현재의 전략 중 하나로 설명했고, 대형출판사답게 에이전시를 통한 제안서 사례를 제시했다. 한편 임경용 대표는 앞서 발표한 내용처럼 책의 비물질적인 유통방식에 대한 전략을 다시 한 번 강조했고, 제안서가 출판에 있어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두 발표자의 대답에서 국제적인 대형 출판사와 특수성과 개성이 강한 한국의 예술서점의 전략과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결국 둘 다 공통적으로 책의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서 ‘이 책의 독자는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올해 열린 카셀 도쿠멘타의 출판 프로젝트를 프레스텔에서 진행한 사실을 토대로, 어떻게 특정 지역 미술행사의 도록 및 관련 출판물이 유럽 전역에 효과적으로 유통돼 행사를 프로모션하고 판매로까지 이어졌는지 한슨 디렉터에게 직접 물었다. 사실 그는 앞선 발표에서 광주비엔날레 같은 국제 미술행사가 출판을 통한 한국미술 프로모션의 효과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는 광주비엔날레의 도록을 해외는커녕 심지어 서울의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도쿠멘타 사례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한슨 디렉터는 도쿠멘타의 운영진 중 한 명이 출판사 출신으로서 ‘출판’ 분야의 전문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다소 부분적인 답변만을 들려줬다. 이는 결국 우리가 대부분 간과하는 출판의 전문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출판을 통한 프로모션을 강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 셈이다.

프로젝트비아 비아살롱의 세 번째 섹션인 ‘기획형 리서치 시각예술의 해외출판’의 라운드테이블 현장. 왼쪽부터 장승연(아트인컬처 편집위원), 앤드류 한슨(런던 프레스텔 출판사 매니징 디렉터), 임경용(더북소사이어티 대표), 서정임(보스토크 매거진 편집동인).
프로젝트비아 비아살롱의 세 번째 섹션인 ‘기획형 리서치 시각예술의 해외출판’의 라운드테이블 현장. 왼쪽부터 장승연(아트인컬처 편집위원), 앤드류 한슨(런던 프레스텔 출판사 매니징 디렉터), 임경용(더북소사이어티 대표), 서정임(보스토크 매거진 편집동인).





이제, 한슨 디렉터가 발표 중에 들려준 현실적인 이야기로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그는 전 세계 출판물의 50%를 점유하는 펭귄(Penguin)사 소속인 프레스텔도 몇 년간 출판한 책 중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낳는 책은 언제나 두 세권뿐이라며, 대부분의 출판사가 매출의 90%, 수익의 100%를 10%도 안 되는 책에서 얻는다고 공개했다. 일견 밝지만은 출판계의 현실 이야기로 이 리뷰를 마무리하려는 것 같지만, 사실 그의 말을 반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경제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필요에 의해 무수한 책들이 끊임없이 기획, 제작,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절대적인 책의 가치를 역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치가 시각예술과 만나 만들어내는 다양한 시너지를 향해서, 지금도 수많은 전문가들이 한 권의 책을 위해 매진하고 있을 것이다.

장승연 / 아트인컬처 편집위원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를 졸업한 후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미술전문지 『아트인컬처(Art in Culture)』 에디터를 거쳐 편집장을 역임하며 한국 및 세계 미술행사를 취재하고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했다. 현재 대학에서 강의하며 현대미술과 관련된 글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