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지원
더아트로는 2021 아트부산의 개막을 맞아 아트페어부터 미술관, 갤러리, 복합문화공간까지 5월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공간들을 소개한다.
5월 14일, 한국의 2대 도시이자 세계 4대 항만을 보유한 아시아의 대표 해양 도시인 부산에서는 2021 아트부산이 열린다. 올해는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PKM 갤러리” 등과 더불어 “에스더 쉬퍼”, “페레즈 프로젝트”, “커먼웰스 앤드 카운슬” 등 해외 유명 갤러리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며 “부산”이 아트부산과 함께 로컬을 넘어 아시아 및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음이 감지된다.
한국의 마이애미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해변을 지닌 부산은 풍부한 미술신을 바탕으로 서울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행사들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팬데믹으로 인하여 전 세계의 많은 비엔날레들이 취소되는 악조건에서도 부산비엔날레는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이뤄내며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부산이 이처럼 탄탄한 미술 현장을 구축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로컬이 키워온 힘이 크게 뒷받침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2002년 개관한 대안공간 반디에서부터 오픈스페이스배, 스페이스 닻과 같은 비영리 전시공간이 지역의 담론을 꾸준히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현화랑, 갤러리 이배, 소울아트스페이스, 아트소향,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등 50여 개에 이르는 상업 갤러리들의 활약이 부산 미술 성장의 가동력이 되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국제갤러리, 가나아트와 같은 서울의 유명 갤러리들이 분점을 내면서 전국의 미술 애호가들과 관계자들이 부산에 모여들고 있다. 또한 부산비엔날레와 격년으로 개최되는 바다미술제(21년 10월 개최 예정)는 부산 곳곳의 해수욕장에서 열리며 부산만이 가능한 독보적인 공공미술 행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갤러리 ERD, 영주맨션, 오브제후드 등 젊은 감각의 전시공간이 새롭게 문을 열며 한층 더 풍부한 레이어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더아트로는 이번 5월,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하는 글을 준비했다.
해운대구 APEC로 55 BEXCO 제 1전시장 전관
전 세계의 아트페어가 줄줄이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뷰잉룸으로 전환했던 지난해, 아트부산은 아시아 최초로 온·오프라인 행사를 동시에 열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아트부산(2021.05.14.~05.16.)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전략을 세워 참가 갤러리와 컬렉터 모두가 만족할만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총 110개 갤러리(국내 92곳, 해외 18곳)가 참여하는 이번 페어에서는 한국의 유수 갤러리뿐만 아니라 에스더쉬퍼, 커먼웰스앤드카운슬 등이 아트부산의 첫 참가를 확정했다. 한편 필라 코리아스와 노이거림슈나이더는 페어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각각 필립 파레노와 올라퍼 엘리아슨의 특별전을 통해 한국의 관객과 만나게 된다. 2021 아트부산은 온라인 뷰잉룸을 동시에 운영할 예정으로, 부산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페어에 출품하는 다양한 작품과 가격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운대구 APEC로 58
아트부산이 열리는 벡스코의 근처에 위치한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기획전시에서부터 미술사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전시, 소장품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기획전시로는 팬데믹 시대를 맞아 예술을 통한 위로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이토록 아름다운》(2021.4.23.~9.12.)전과 80년대 한국의 형상미술을 재인식하는 《거대한 일상: 지층의 역전》(2021.3.31.~8.22.)이 열리고 있다. 특히 《거대한 일상》에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의 형상미술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한국미술사에서 형상미술이 가진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있다.
사하구 낙동남로 1191
자연과 뉴미디어, 인간을 주요 의제로 삼는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두 개의 전시에서 예술과 환경에 대해 논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술관: 미술과 환경》(2021.5.4.~9.22.)에서는 미술관 내에서 일어나는 자원 집약적인 스펙터클의 전시와 다양한 활동들이 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현실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제안적인 의미에서 미술관의 지속 가능성을 사유한다. 게임형 인터미디어 전시인 《시간여행사 타임워커》(2021.4.23.~8.29.)는 이미 만연한 환경 전시의 획일화를 탈피하고자 형식적 실험을 시도했다. 여전히 중요한 문제인 환경 이슈를 관람객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방탈출 게임’ 콘셉트의 체험형 전시의 경험을 제안하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경험이 윤리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해운대구 달맞이길66번길 171
부산의 대표 갤러리인 조현화랑은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본점에서 국내 아트퍼니처 분야의 독보적인 인물인 최병훈 작가의 개인전 《침묵의 자리》가 5월 13일부터 7월 4일까지 개최한다.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에서 소장한 최초의 한국인 작가인 최병훈은 돌과 나무를 주재료로 작업하며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간결한 조형성으로 표현한다. 최병훈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11월 개관한 미국 휴스턴미술관(Museum of Fine Arts, Huston)에 영구 설치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는 안규철 작가의 《사물의 뒷모습》(2021.5.13.~7.4)을 선보인다. 오랜 기간 작가이자 교육자였던 안규철 작가가 교직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작가로서 관객을 만나게 되는 자리로, 첫 개인전에서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복원하고 발전시킨 형태로 재현하여 30년 동안 지속해온 작업의 여정과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전시명인 ‘사물의 뒷모습’은 진실은 사물의 표면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에 숨어있다는 작가의 사유를 함축적으로 담는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탄생된 오브제, 회화, 드로잉 작품 등 4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안규철 작가의 작가적 여정을 발견할 수 있다.
수영구 구락로 123번길 20
서울, 고양, 하남, 베이징, 모스크바에 이어 여섯 번째 공간으로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이 수영구에 위치한 복합문화 단지 F1963에 오픈했다. 개관을 기념하며 첫 번째 디자인 전시인 《REFLECTIONS IN MOTION》(2021.4.8.~6.27.)이 열렸다. 총 6가지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PONY-Heritage Series’, ‘45’, ‘Prophecy’ 등 양산차가 아닌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컨셉카를 공개한다. 뿐만 아니라 빛과 색, 물질 등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요소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디자인이 가진 가능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심소미 큐레이터를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1’ 수상자로 선정하며 국내에서 디자인 큐레이터 양성에 나선 현대자동차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
조현화랑
가나부산
아트소향
갤러리이배
소울아트스페이스
갤러리서린스페이스
갤러리데이트
고은사진미술관
BMW포토스페이스
갤러리ERD
수영구
F1963(국제갤러리,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오브제후드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한국미술 글로벌 플랫폼 더아트로를 담당하며 플랫폼 관리와 기사 에디팅을 담당하고 있다. 큐레이터학과 예술학을 전공하고 경기도미술관 및 아트스페이스 풀 등에서 전시 업무에 참여했다. 「‘공동체’와 ‘역사적 참조’를 중심으로 살펴본 양혜규 연구」 , 「현대미술이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관하여」 등의 논문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