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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술시장 생존전략 - 제인 모리스(컬처쇼크 미디어 편집자문) 인터뷰

posted 2020.06.18


더아트로는 한국미술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집 기사 ‘글로벌 미술시장 생존전략(How to Win the Global Art Market)’을 준비했다. 이대형 큐레이터의 글을 시작으로 전세계의 언론, 컨설팅, 미술시장, 마케팅 전문가들로부터 지난 10년간의 글로벌 아트 마케팅 전략과 한국 미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 등을 묻는다. 글로벌 매체인 아트리뷰ArtReview) 발행인 카스텐 렉식(Carsten Recksik)과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의 총괄 편집장 제인 모리스(Jane Morris), 아트 컨설턴트인 퓨처시티(Futurecity) 파트너 셰리 도빈(Sherry Dobbin)과 아트 비즈니스 컨퍼런스를 주도하는 아트 마켓 마인드(Art Market Minds)설립자 루이스 햄린(Louise Hamlin), 미술시장 전문가인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디렉터 제임스 그린(James Green)과 인디아 아트 페어(India Art Fair) 디렉터 자그딥 자그팔(Jagdip Jagpal), 아트마케팅 전문가인 서튼(Sutton) 전(前) 디렉터 데이비드 필드(David Field)와 서펜타인 미술관(Serpentine Galleries)의 콘텐츠 수석 제시 링햄(Jesse Ringham)이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 전세계 미술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글로벌 인사이트를 통해 한국 미술의 한 단계 높은 도약을 기대해본다.


Jane Morris is an editorial consultant at Cultureshock Media and editor-at-large of The Art Newspaper

제인모리스는 컬처쇼크 미디어의 편집 자문이자 아트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의 객원 에디터로 활동중이다.

Q : 지난 십 년간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는 어떤 주요한 변화가 있었는가? 글로벌 매체와 지역 매체는 어떤 역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가?


Jane Morris :
미술계
국제 미술계 (또는 미술계들)은 (작가, 큐레이터, 갤러리스트, 컬렉터, 비평가 등의) 사람들과 (미술관, 비엔날레, 아트페어, 경매회사, 상업 갤러리 등의) 기관들로 구성된 복잡한 네트워크이다. 이 중에는 큐레이터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Ulrich Obrist), 컬렉터인 프랑수와 피노(Francois Pinault), 갤러리스트 이안 워스(Iwan Wirth) 같은 인물들과 뉴욕 현대미술관, 아트바젤,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기관들로 이루어진, 엄밀하게는 세계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네트워크가 있고, 또한 지역 무대에서 활동하지만 비슷한 역할의 인물들과 기관들로 구성된 지역 및 각 국가 내 네트워크가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금융위기와 반포퓰리스트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미술계와 미술 시장이 국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특히 북미와 서유럽 권역 외 미술과 작가들이나 (라틴계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들의 작업과 같은) 디아스포라 미술에 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현대 미술관, 아트페어, 갤러리 및 기타 미술계 행사나 기관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화의 또 다른 특징으로, 점점 좁아지는 ‘승자’ 그룹의 권력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그룹은 (가고시안, 즈워너, 하우저앤워스 같은) 상업 갤러리일 수도 있고, (뉴욕, 런던, 상하이 같은) 도시이거나, (아트바젤, 프리즈 등의) 아트페어, (MoMA, 테이트, 퐁피두 등의) 미술관, (베니스, 도큐멘타 등의) 비엔날레일 수도 있다. 이는 새로운 참가자뿐만 아니라 기존의 중소 규모 및 고급 시장 참가자들도 국제적인 수준에서 목소리를 내고 주목받는 것이 어려움을 뜻한다.


이에 따라 새로운 이니셔티브들은 출범 시 다음 사항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국제 미술계를 매핑하고 잠재적 협업자들을 찾아보기: 아트페어(아모리, 프리즈 등의 특별주제전), 미술관(모마의 C-MAP처럼 미술사와 학문의 다양화에 힘써왔거나 관심이 있는 곳들, 마미 카타오카(Mami Kataoka) 나 스테파니 로젠탈(Stephanie Rosenthal) 등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는 큐레이터들), 미디어 협업 등.
• 지역 미술계를 매핑하고 비슷한 공동작업과 아시아에서 협력할 기회 찾아보기.
• 한국 미술관, 비영리단체 및 기관, 작가, 갤러리, 큐레이터 사이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기회들을 최대한 활용하기. (예를 들면, 광주 비엔날레나 2019년 《세상에 눈뜨다》 전 등 주요 전시에 관한 국제적 관심. 《세상에 눈뜨다》 같은 전시는 서구 주요 미술관 버전으로 개최해도 좋을 것이다.)
• 한국 미술과 미술사, 역사의 깊이와 교양, 다양성을 알리고 고취하는 플랫폼을 찾거나 만들기.


요약하면, 관심을 확장시키고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업하라.


《Awakenings: Art in Society in Asia 1960s-1990s》 at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in 2019. Image Provided by MMAC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세상에 눈뜨다》(2019) 전시 전경.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매체


독립 매체가 직면한 강력한 도전들에 관해 폭넓게 다룬 글들이 있다. 미술계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관련 글을 썼다.
질문에 답하자면, (인쇄물이든 온라인이든) ‘전통적인’ 독립 매체는 깊은 관심과 식견이 높은 독자층이 존재한다는 이점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신뢰할 만하고 진실하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전통적인’ 매체는 예전처럼 지배적이지 않더라도 여전히 중요하다. 물론 지난 십 년간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개인과 기관이 자신의 채널,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Q : 우리는 오프라인 홍보에서 디지털과 모바일 마케팅으로 가는 급속한 플랫폼 변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 전략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당신은 그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JM : (일대일 관계, 작가, 전문 갤러리스트, 큐레이터와 만남의 기회, 주요 미술관과 페어, 비엔날레 등에 취재 출장 같은) 전통적인 PR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덜 알려진 영역이나 미술사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할 때 그러하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아트뉴스페이퍼, 아트넷 같은 매체에서 다룬 케이프타운 제이츠 아프리카현대미술관 개관, 가나 현대미술계, 아프리카 미술을 위한 1:54 아트페어, 몇 년 전 상파울루 비엔날레Inhotim, Latitude1) , (http://www.latitudebrasil.org/) 간에 이루어진 비공식적 협업 덕분에 주목받게 된 브라질 미술에 대한 기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루어졌다. 미술관,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회사 및 기타 ‘브랜드’들은 독자적으로 컨텐츠 프로듀서가 되어 관객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테이트, 빅토리아 앤 알버트박물관, 크리스티, 소더비, 아트바젤, 가고시안 등) 몇몇 곳은 인쇄물과 디지털 콘텐츠, 정교한 이메일 뉴스레터를 제작하고, (그 자체로도 가치 있을 만한) 소셜 미디어로 홍보하며 잡지 세계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업들은 일견 진정한 독립 매체와 같이 ‘독립적’이고 권위있으며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며, 전문 기자와 편집자, 영화 제작자에게 콘텐츠 제작을 의뢰하고도 있다.


그렇지만, 교양을 갖춘 미술 독자가 가치 있고 호소력 있으며 권위 있다고 여길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미술 사업들은 독립 매체와의 관계 및 이를 통한 홍보와 함께 자신만의 컨텐츠 창작을 혼합하여 병행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혼합의 균형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


Q : 빅 데이터, AI 등의 기술 발전이 미술 시장에 주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JM : 미술계에서 기술의 영향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논의되며, 때로 오해 받는 주제이기도 하다.


작품의 온라인 판매는 많은 사람의 기대와 달리 매우 천천히 진행되어 왔다. 이는 많은 미술 작품이 고가라는 점, 판매자와 구매자가 작품의 실제 경험을 중시한다는 점, 그리고 갤러리들이 일대일 환경에서 판매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그렇게 함으로써 갤러리 작가의 가장 가치 있는 작품의 잠재적 구매자를 가려내고자 한다는 점)을 반영한다. 좀 더 고가의 미술 시장은 ‘소매’ 시장이 아니라 ‘매칭’ 시장이기 때문이다. 아트시에 올라오는 작품 대부분, 특히 (프리즈나 아트바젤에 참여하는 등) 평판이 좋은 갤러리들이 판매하는 작품에는 판매가가 적혀 있지 않으며, 잠재적 구매자를 갤러리로 이끈다. 온라인 전시실은 갤러리의 일대일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가격 표시 방식을 통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일만 파운드 이하의) 저가 시장에서는 작품 판매 대부분이 결국은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일부 논평자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빅 데이터, AI, 블록체인 등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넷플릭스의 ‘추천’ 같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 세트가 필수이지만, 경매회사, 갤러리, 그리고 많은 작품 소유자가 예술 작품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점이다. 소장 이력과 진위성을 보장하는 정보도 마찬가지다. (영국 운전면허청에서는 블록체인 이전에도 토지 등기와 차량 등록이 모두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부동산 및 차량 구매자와 판매자에게는 법적으로 정보를 등록해야 할 의무가 있었고, 또한 그렇게 해야 할 타당성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구매자 세대가 주장한다면, 그리고 (새로운 기술 사업과 플랫폼에 통제권을 넘기고 싶지 않은) 미술 사업이 일종의 익명 데이터 ‘블랙박스’로부터 얻을 혜택을 이해한다면, (가격, 소유권, 고객 비밀 유지라는) 뿌리깊은 미술계 관습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구매자들이 특히 최상위 시장에서 이전 세대처럼 배타적 ‘클럽’의 일부가 되는 걸 즐길지도 모른다.


Q : 오랫동안 한국 현대미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학술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영어로 된 간행물, 저널, 채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 정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정책 및 제도 지원을 해야 하는가?


JM : 전시, 특히 국제적인 미술관에서의 (또는 영어 텍스트, 오디오가이드, 도록 등을 갖춘) 주요 연구 전시, 그리고 아시아에서 제작하여 발표한 영문 미술 기사와 비평 및 학문 연구부터 전시 도록까지 영문 출판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1945년부터 1970년까지의 이탈리아 미술계는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몇 십 년간 미국과 독일 미술사에 가려 그 빛을 발하지 못했다. 루카 마시모 바르베로(Luca Massimo Barbero) 같은 동시대 이탈리아 학자들은 이탈리아에 헌신적인 컬렉터들과 인정받는 갤러리 및 존경받는 미술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의 영문 번역이 전무했다는 점이 그 원인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전후 이탈리아 미술을 세계 지도에 올린 건 제르마노 첼란트(Germano Celant와 1990년대에 뉴욕에서 열린 그의 전시들), 바르베로(Barbero), 그리고 새로운 세대인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assimiliano Gioni) 등의 큐레이터, 룩셈부르크(Luxembourg)와 다얀(Dayan), 알란 슈왈츠먼(Alan Schwartzman) 등의 화상과 자문이 함께한 협력의 결과였다. 뉴욕에서 많은 이가 2019년 멧브루어에서 열린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의 전시를 ‘계시적’으로 여긴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도 같은 상황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사항들은 유용하다.

• 미술, 작가, 큐레이터, 미술관, 갤러리, 미술사와 한국 및 주변 지역의 정치, 사회, 철학적 역사와의 관련성에 관한 정보가 담긴 중앙 디지털 자료.
• 기존 자료 및 새로운 자료를 영어로 번역, 편집, 출판하는 프로그램.
• 아시아 미술을 발견하고 그 담론을 나눌 수 있으며 접근하기 쉬운 영문 플랫폼 개발.
• 다른 미술관과 포럼이 진행하는 주요 연구 프로그램과의 연계. (전시를 기획하고 도록을 출간하기 위해 MoMA, 테이트, 퐁피두, 국제큐레이터협회 등)
• 아트뉴스페이퍼, 아트넷 등 주요 영문 출판사와의 연계. (광주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 파빌리온 등) 취재와 결부된 여행 및 전문가와의 만남 경비 포함.


KIAF ART SEOUL 2019. Image provided by Gallery Association of Korea

키아프 아트 서울 2019. 사진제공 한국화랑협회

Q :가격대가 한정된 ‘어포더블 아트페어’부터 사진 중심 페어까지 아트페어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새로운 종류의 아트페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는 어떤 종류의 아트페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JM : 아트페어의 수가 달라지고 있다. 아트뉴스페이퍼에서는 국제 독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아트페어 수가 매년 280~300개로 본다. 현재 다소 줄어든 감이 있긴 하지만, 그 수는 2000년 이래 극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십 년간 페어가 부각되기 위해서는 (아트바젤이나 프리즈 같이 지배적인 브랜드처럼) ‘최고’가 되거나 (1:54, 인디펜던드, 밀라노 아트페어Miart 등처럼) 주제가 명확한 틈새 시장을 제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세였다. 이제는 지나치게 단순한 주장으로 여긴다. 올라브 펠타위스(Olav Velthuis)와 스테파노 바이아 쿠리오니(Stefano Baia Curioni)가 『코스모폴리탄 캔버스: 현대 미술 시장의 세계화 Cosmopolitan Canvases: The Globalization of Markets for Contemporary Art』 에서 지적하듯이, 때로 미술 시장은 많은 이의 생각보다 더 지역적이기 때문이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타이베이 같은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아트센터가 등장하는 이유도 이런 선상에서 설명해볼 수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 미술관, 컬렉터를 생각해 보았을 때, 서울의 아트페어도 존속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관객을 이끌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 ‘서울 여행 주간’이 될 만한 날짜를 국제 행사 일정을 고려하여 택할 것.
• 일주일간 지속될 (미술관 오프닝, 토크 및 강의, 컬렉터 방문 등의) ‘행사’를 만들기 위해 비영리기관(미술관, 비엔날레) 및 상업 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을 것. (런던 프리즈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초창기 동안 이를 대단히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 아트페어와 함께 작가, 작품, 지역 미술사에 대한 토크와 강의, 스튜디오 방문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개최되도록 할 것.
• 한국 패션과 음식, 작가에 관한 미술계의 관심을 활용할 것.


Q : 한국 미술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어떤 한국 작가들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알게 되었는가?


JM : 한국 미술사에 대한 내 지식은 부분적이며, 전후 맥락을 잘 알지 못한다. 나는 한국에 가 본 적이 없으며, 한국 작가나 미술에 관해 긴 글을 쓰거나 광범위한 미술사의 하나로 한국 미술을 공부해 본 적이 없다. 서양 미술관과 상업 갤러리 전시, 베니스 비엔날레 및 도큐멘타 같은 비엔날레에 초청된 작가, (아트바젤 마이애미, 프리즈 마스터스 등의) 아트페어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것이 전부다.


내가 아는 작가들은 백남준, 이우환, 박서보, 이불, 서도호, 최정문, 양혜규, 마이클 주, 김수자, 문경원과 전준호 등이다.


백남준은 적어도 1980년대 후반까지 (지금도 그렇지만) 코톨드와 런던예술대학에서 미술사의 핵심 부분으로 교육했다. 그는 미디어/디지털 예술의 선구자이자 (뒤샹과 함께 서구 미술학교에서 집착하는 작가인) 요셉 보이스의 협업자로 여겨졌다. 그의 명성과 인지도는 지난해 테이트 모던에서의 연구 전시 및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화이트 채플 갤러리, 2016)와 같은 주요 전시를 통해 (런던 시각에서 볼 때) 확고해졌다.


DO HO SUH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2013, Installation view, Home Within Hom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2013–2014 © Do Ho Suh.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DO HO SUH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2013, Installation view, Home Within Hom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2013–2014 © Do Ho Suh.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다른 작가들은 런던, 뉴욕, 독일의 미술관과 아트페어 및 상업 갤러리에서 전시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서도호는 사디 콜스에서 전시 《방Room》을 열었으며, 이우환은리슨 갤러리알렉산더 그레이에서 전시를 했다.) 이우환은 1970년대 한국 미니멀리스트/모노크롬 회화 그룹에 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 미술관들은 한국 모노크롬 회화를 모노하 및 제로그룹과 연관지었고, 2014년 전후로 한국 모노크롬 회화가 (아트에이전시파트너스의 알란 슈왈츠먼(Allan Schwartzman) 등에 의해)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2016년 멕시코에서 나는 문경원과 전준호가 참여한 소규모 스터디 그룹과 함께했다. (그들의 작업을 베니스에서 먼저 보았고) 스터디 그룹에서는 디지털과 비물질 미술에 관해 논의했다.


나의 무지는 내 탓이기도 하지만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점에도 있다. 2018/19년 나는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전을 취재하고 싶었지만, 일본과 서울의 미술관으로부터 텍스트나 인터뷰 등의 자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도록도 결국 구할 수 없었다. (워터스톤즈출판사는 ‘출판이 취소되었다.’고 명기했다.) 이 전시는 이정표가 될 만한 전시로 보였지만, 국제 관객에게 널리 홍보할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미술사를 바꿀 ‘돌파구’가 되는 전시들은 매우 중요하다. 전시 도록 또한 마찬가지다. 《지구의 마술사(Magiciens de la Terre)》, 《도큐멘타 11(Documenta 11)》, 《움직이는 도시들( Cities on the Move)》, 《왝!(Wack!)》, 《아웃라이어 앤 아메리칸 뱅가드(Outliers and the American Vanguard)》 등이 그 예이다.


Q : 당신이 현재 하는 일은 전체 예술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떤 분야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JM : 독립 출판, 방송 및 기타 매체는 미술, 작가, 미술사조의 발견과 이해 및 검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미술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한다. (특히 큐레이터, 학자, 전문 출판물들이) 미술을 논의할 때 사용하는 언어 대부분은 까다롭거나 암호화되어 있는 한편, 미술계 자체는 혼란스럽고 파편화되어 있다.


독립 매체의 역할은 흥미를 주고, 설명하며, 교육하는 것이다. 우리 역할을 가장 잘 수행했을 때 우리는 미술계 내부뿐만 아니라 미술계와 미술에 관심있는 광범위한 독자 사이에 중요한 매개자이자 설명자가 된다. 양질의 저널리즘과 매체는 흥미롭고, 접근하기 쉬우며,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지식, 권위, 진실성, 신뢰성을 가지고 소통한다.


협업은 필수다. 매체는 작가, 큐레이터, 미술관장, 갤러리스트, 경매회사 등과 좋은 관계를 맺고 그들에 대한 접근 정도에 의존한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로 인한 변혁으로, 특히 광고 기반이 소셜 미디어 채널과 구글로 이동함에 따라 그 관계가 약화되었고, 매체는 정보와 이미지 및 영상 촬영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더욱 더 상업적 파트너십과 후원, 취재 여행, 홍보와 매체 전문가들의 지원에 의존하게 되었다. 매체는 예술 생태계에서 필수이며, 미술 및 미술 관련 이슈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Q : 새로운 컬렉터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국제 컬렉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국 현대미술의 어떤 측면을 강화해야 하는가? 컬렉터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에서 변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JM : 컬렉터들은 모두 다르며 복잡한 동기를 가진다. 흥미로운 지적 여정, 심지어는 일종의 영적인 참여/실천에 참여하는 것, 시각 또는 촉각적 매력과 만족,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클럽’의 일부가 되는 것, 새로운 사람들(특히 작가)를 만나는 것, 실내 장식 및/또는 사회적 지위, 투자 등이 그 동기가 될 수 있다. 사회공헌을 앞세우는 컬렉터나 저가의 작품이 아닌 경우, 대부분의 컬렉터는 구매 작업이 비평적으로 중요하거나 최소한 재정적으로 건실하다는 검증을 필요로 한다. 검증은 (첫 번째 질문에서 얘기했듯이) 지역이든 국제이든 미술계 네트워크가 대상 작품이 네트워크에 속하는 것으로 보는지 그리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는 어떤 작품에 대해 올바른 비평가와 큐레이터가 언급하고, 적당한 미술관과 컬렉션에서 이 작품을 포함해야 하며, 비엔날레와 적합한 아트페어에서 적당한 갤러리가 이 작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한국 미술과 작가 발견을 위한 플랫폼이 중요하다.
• 접근하기 쉽고 전후 맥락이 포함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 한국 갤러리들이 국제 아트페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내가 아는 주요 갤러리는 국제 갤러리다.) 작가들이 외국과 비엔날레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보통 각국 정부는 자국 작가와 갤러리를 홍보하기 위해 이러한 지원을 한다.
• 검증, 지식, 신뢰 이슈에 대해 전체적으로 고려하라.


현재, 컬렉터 기반을 키울 방법에 관해 특히 (어린 X세대와 밀레니얼의) 젊은 층에서 활발하게 논의가 오가고 있다. 토킹 갤러리즈(Talking Galleries), 아트바젤 컨버세이션(Art Basel Conversations) 등을 보라. 이 그룹이 윗세대와 얼마나 다를지는 분명치 않다. 현대미술은 기준 가격을 보면 여전히 비싸고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컬렉터 층은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정보와 가격 및 가치 투명성, 명확한 언어, 갤러리와 미술관의 더 친근하고 덜 엘리트주의적인 분위기, 더 나은 경험과 고객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증거들을 살필 수 있다.


1)The Art Newspaper (Sept 2014/2013) : https://cultureshockmedia.co.uk/work/
Financial Times :
Art Basel Miami Beach highlights wealth of Latin American talent
São Paulo: art on the rise
Financial Times Magazine (sponsored supplements) :
2013: http://latitudebrasil.org/media/uploads/clipping/clipping/2013_10_11-ft-w.pdf
2014: http://latitudebrasil.org/media/uploads/clipping/clipping/2014_03_28-ft_1.pdf
Telegraph :
http://latitudebrasil.org/media/uploads/clipping/clipping/2016_03_15-the.pdf
Art Review :
http://latitudebrasil.org/media/uploads/clipping/clipping/2013_09_01-artr.pdf
The Art Newspaper :
http://latitudebrasil.org/media/uploads/clipping/clipping/2013_09_01-thea.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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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모리스(Jane Morris)

제인 모리스(Jane Morris)는 컬쳐쇼크 미디어의 편집 자문이자 <아트뉴스페이퍼>의 총괄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톨토이즈>, <이코노미스트>, <모노클>, <아트에이전시파트너스> 같은 간행물에 미술과 문화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아트뉴스페이퍼>의 런던과 뉴욕 팀에서 거의 10년간 에디터로 근무했으며, 미술관연합 출판 책임자이자 유럽 올해의 박물관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또한, 라디오 3, 라디오 4, 모노클 24 라디오에 출연했으며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기고했다. 센트럴세인트마틴 예술디자인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런던시티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미술잡지 <테이트 Etc.>의 편집위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