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미술전문가

2022 예비전속작가제 우수화랑 인터뷰
– 갤러리 BHAK

posted 2022.11.21


2022 예비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Dialogue〉에서 우수화랑으로 선정된 9개 갤러리 디렉터를 만났다.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와 한국미술을 알리기 위한 고민,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미래 전략, 그리고 작가들과의 특별한 사연을 이대형 예술감독이 인터뷰했다.


이번〈Dialogue〉프로젝트를 기획한 큐레이터 이대형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큐레이팅의 영역을 환경, 커뮤니티, 기술, 미래 등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2020년 런던, 베를린, 뉴욕, 부에노스 아이레스, 서울에서 동시에 열린 CONNECT, BTS 프로젝트, 국내 큐레이터 10인과 해외 큐레이터 10인의 리서치 네트워크〈코리아 리서치 팰로우〉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기획했다. 최근 런던 아트 매거진 APOLLO의 2022년 40 UNDER 40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갤러리 BHAK 대표 박종혁, 갤러리 BHAK 디렉터 이기찬

(좌)갤러리 BHAK 대표 박종혁, (우)갤러리 BHAK 디렉터 이기찬

Q. 이번〈다이얼로그〉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갤러리 BHAK 전속 작가들의 이름이 특별하다. 보킴, 지히, 지심세연 등 부케처럼 보인다. 이렇게 젊은 작가들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작가와 작품의 싱크로율이 중요하다. 작가와 작품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작가의 정체성과 작품의 정체성이 진정성 있게 서로 연결되어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를 살핀다. 물론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겠으나 그 변화가 치열한 자기성찰과 경험에서 비롯되지 않아 진정성 있는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이는 싱크로율이 부족한 사례라 할 수 있다.


Q. 싱크로율이라는 단어가 자칫 작가가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는데 있어 제약으로 느껴진다. 조금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듣고 싶다.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의 진폭은 여러 자극들이 입체적으로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 변화의 양상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그리고 반대로 안으로 더 숨어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심세연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와일드한 모습과 다르게 섬세하고 내성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겉으로 보이는 내성적인 모습은 그의 정신세계 어딘가에 숨겨둔 거대한 에너지를 제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수도 있다. 그의 작품은 내재적인 이미지를 밖으로 폭발해 분출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그의 작품은 현재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을 갈망하는 인간사회의 어리석음을 지적한다고 볼 수 있다. 폭발은 현재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순간으로 가공되지 않은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이다.


Q. 갤러리 BHAK이 30주년을 내다보고 있다. 30년을 뒤돌아보며 향후 어떤 비전을 준비하고 있는가? 작가 구성,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있어 공유할 만한 특이점이 있는가?


현재 갤러리 BHAK은 원로 작가군과 신진 작가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년부터는 중진작가 그룹을 대거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팬데믹 시대 하늘길이 막혀, 그 기간동안 내부 역량을 강화차원에서 시작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B2C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한 B2B 비지니스 영역으로까지 확대해 오고 있다. 또한 미주지역 전문가인 브라이언 박 (박종혁 1993) 대표와 일본과 유럽 지역 전문가인 이기찬 디렉터(본인 1984)를 중심으로 주요 글로벌 거점 공략 및 시장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예정이다.


Q. 중진작가 라인업을 보강한다는 발상이 놀랍다. 어떤 순기능을 기대하는가?


작품에 대한 프로모션을 넘어 작가에 대한 총체적인 프로모션이 중요한 시대이다. KIAF 프리즈 기간 동안 3040 작가와 컬렉터 중심의 모임에 5060세대의 작가를 초대한 프라이빗 파티를 기획했다. 당시 풍부한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5060 세대의 자신감과 깊이있고 여유로운 설명은 세대를 넘어 젊은 컬렉터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미술사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진작가에 대한 연구 없이 한국미술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Q. 세계적인 갤러리들의 서울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들 메이저 갤러리들은 공통적으로 자체 에디터를 두고 출판사업까지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작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작가의 사상과 철학을 발굴하고 알리는 일까지 갤러리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갤러리 BHAK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우리는 출판보다는 영상 시리즈에 집중하고 있다. 영상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최적의 미디움이다. 또한 영상은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줄여 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미래를 만들기 위한 작은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