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퍼블릭아트 편집부
진행 이가진·정송 기자
(THE TERRA FOUNDATION FELLOWSHIP IN AMERICAN ART AT SAAM)
미국/ 펠로우십, 후원 :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미국 내에서 미국예술에 관해 가장 큰 미술관 중 손꼽히는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이하 SAAM)은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 펠로우십 프로그램(Smithsonian Institution Fellowship Program,SIFP) 아래 매년 수많은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그 가운데 테라 파운데이션 펠로우십은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예술가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펠로우십과 차별점을 갖는다. 바로 ‘학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SAAM은 '1980년도 이전의 미국 시각문화와 예술'을 연구하는 박사를 비롯해 일반 학자들을 지원한다. 2006년 제정돼 올해로 벌써 12년째를 맞고 있는테라 파운데이션 펠로우십은 그간 22개 국의 57여 명의 학자를 선정해 후원해왔다. 12개월 동안 총 $90,400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선정된 이들에게는 모두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에서 거주하며 미국의 예술과 시각 문화에 관한 각자의 연구를 진행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선정된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2017-2018년에 수여자로 선정된 알렉산더 잭슨(Alexander Jackson)은 박사학위 청구논문인 '크리티컬 매스: 아트 라이팅 앤 퍼퓰러 페리오디컬, 1877-1913(Critical Mass: Art Writing and Popular Periodicals, 1877-1913)' 을 통해 1877년부터 1913년까지의 대중 잡지와 미국 예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다. 그는 인기 있는 잡지가 그간 미국 대중의 오락과 교육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으며, 미국 문화에 대한 엘리트주의적이거나 대중적인 태도의 논쟁 중심이 되어온 문화 공간을 대변했음을 피력한다. 또한, 학자들이 그동안 때때로 인기 있는 잡지와 개인 작가의 특정 내용을 비교 분석했으나, 잡지 출판사와 미국예술계 사이의 관계는 간과됐던 사실에 주목한다. 따라서 잭슨은 잡지에 실린 시각예술과 관련된 내용이 어떻게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고 일관성 있는 내용으로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또 다른 수여자 제니퍼 누난(Jennifer Noonan)은 그의 책 ‘1970 베니스비엔날레: 디스플레이의 정치학 그리고 국내외 전시에서의 디스플레이의 정치학(The 1970 Venice Biennale: Politics of Display and Politics on Display Abroad and at Home)’에서 1895년 처음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부터 시작된 전위 예술가들이 고른 작은 작품을 전시하는 전통이 1970년대 기획자들을 통해 많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프린트 시연, 퍼포먼스 등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형식으로 바뀐 것에 주목한다. 그는‘이제 더는 전통적이지 않은’이 비엔날레 현장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에 대한 미국의 기여에 초점을 맞춘다. 한편, 로렌 리치만(Lauren Richman)은 ‘렌즈의 조율:미국의 문화적 선점과 서독에서의 독일의 국가적 정체성 1949-1968(The Mediating Lens: American Cultural Occupation and German National Identity in West Berlin, 1949-1968)’에서 냉전 시대 분할된 서독에 전파된 미국 문화 선전(American cultural propaganda)의 시각적 언어를 분석해 렌즈 기반(lense-based)의 미디어가 도시 시각 예술 공동체 재개발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연구한다. 그는 냉전시대에 존재하는 기존 시각적 선전 연구들이 전형적인 동과 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와 같은 이분법적인 측면을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독일에서 서부 점유자로서 미국의 영향력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처럼 예술가 개인과 예술·문화 운동까지 미국과 관련된 수많은 학술 연구가 이 펠로우십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결과물은 단순히 책으로, 논문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이와 관련된 아트 토크와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펠로우십에 선정된 학자들은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간다. 테라 파운데이션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1980년도 이전의 미국 시각문화와 예술’에 관한 연구라는 특수성을 지녔지만, 다양한 문화권의 학자들이 참여함에 따라 이에 관한 새로운 시각은 물론이거니와 더욱 폭넓은 수준의 연구가 가능케 한다. 2018년 12월 1일 2019-2020 펠로우십 프로그램 지원이 시작되니 관심이 있다면 달력에 이날을 꼭 표시해 두자.
영국/어워드, 후원 : 저우드 자선 재단 (JERWOOD CHARITABLE FOUNDATION)
저우드/FVU 어워드는 매년 예술가로 데뷔한 지 갓 5년 정도 되는 신진작가에게 £20,000(한화 약 3,068만 원)을 지원한다. 모든 국적의 작가들에게 열려있는 수상 프로그램이지만 지원 작가는 반드시 영국에 거주해야 하며(적어도 3년 이상) 무빙이미지 작업을 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영국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영상 작가들에게 딱 맞는 공모전이다. 지원 요강은 이렇다. 공모전은 매년 큐레이토리얼 테마(Curatoriall Theme)가 있다. 작가들은 주제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작업 구상안을 제출해야 한다.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하면 그 다음은 인터뷰가 기다린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작업을 설명해야 하는 것. 영국 안에서 이뤄지는 심사이니만큼 영어는 필수다. 지원자 가운데 단 두 명을 선정하고 시상식을 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난다.
오는 저우드/FVU 어워드 2019 주제는 바로 ‘고잉, 곤(Going, Gone, 가고있는, 가버린).’현재 EU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독립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영국을 고스란히 반영한 주제다. 올해 이 주제로 작가를 선발, 브렉시트(Brexit)가 고잉(가Going,가고있는)”을 선언했다면, 2019년에는 이미 완료가 되어버린 “곤(Gone,가버린)”의 시점에서 사회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막연하게 상상했던 유럽 연합국이 아닌 영국의 미래가 이제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브렉시트에 대한 작가 개개인은 이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갖고 있을 테다. 2019년 어워드를 통해 예술적 관점에서 작가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 시각적으로 어떻게 함축적으로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저우드/FVU 어워드 2018의 테마는‘의도하지 않은 연쇄작용(Unintended Consequences)’였다. 선정된 작가들은 바로 매브 브레넌(Maeve Brennan)과 임란 페레타(Imran Perretta)로 각각 〈어둠 속에서 귀기울이기(Listening in the Dark)〉와 〈15일(15 Days)〉을 최종 공개했다. 이들은 현대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점에서 착안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대적 경험의 특성을 반영했다. 이렇듯 작가들은 매해 큐레토리얼 테마의 큰 틀 아래 자신만의 세부 초점을 맞추고, 각자의 언어를 통해 영상으로 풀어낸다. 이들이 지원받는 £20,000(한화 약 3,068만 원)에는 아티스트 피(Artist fee) £4,000(한화 약 603만 원)와 프로덕션 지원금 £16,000(한화 약 2,454만 원)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약 10개월간의 제작 기간이 끝나면 저우드 스페이스(Jerwood Space)에서 약 두 달간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받는다.
독일 / 펠로우십, 주최: 쿤스틀러하우스 라우엔부르크 (KUNSTLERHAUS LAUENBURG)
순수예술, 문학, 그리고 작곡까지 지원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인 쿤스틀러하우스 라우엔부르크는 나이, 국적, 그리고 거주지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우리는 순수예술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 펠로우십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 작가들은 레지던시에 거주하면서 함께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끈끈한 네트워크가 이 프로그램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비슷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으나 쿤스틀러하우스 라우엔부르크는 작가들에게 매달 C700(한화 약 92만원)을 6개월간 지원해 작품 활동을 보조한다.
이들은 여기서 지내면서 완전한 신작을 준비하게 되는데, 작품은 후에 개인전과 강의,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로 대중들에게 공개된다. 유서 깊은 도시인 라우엔부르크의 엘베 강둑(Elbe River)에 위치해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2018년 펠로우십 수여자 가운데 하랄드 팝(Harald Popp)의 사진 작업은 표현(representation)과 지표(index) 사이를 오간다. 팝은 주로 디지털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매체’는 단순히 물질적인 표현 방식이 아님을 강조한다. 카타리나 두보프스카(Katarina Dubovska)는 자신을 지각력, 가시성 그리고 미디어 이미지의 주변을 탐구하는 작가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자연 현상과 사진 촬영 후에 드러나는 본질, 그리고 기술적이거나 부유하는 이미지들에 관한 질문을 작품에 투영한다. 작품의 근본은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부분과 분석적으로 다뤄지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피터 스트릭만(Peter Strickmann)은 오는 여름에 이란 작업을 엘베강변에 작업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동안 주로 설치 작업과 해프닝 등을 선보였는데, 사실 그는 사운드를 중점적으로 탐구하는 아티스트다. 이러한 설치와 퍼포먼스로 감지하기 힘든 소리와 소음 등을 시각화해낸다.
사진, 영상, 사운드, 비디오, 회화 등 장르와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한 이 쿤스틀러하우스 라우엔브루크 펠로우십은 지난해 10월 31일 2018년도 지원을 마감했다. 아직 2019년 지원 공고가 홈페이지에 올라오지 않았으니, 독일의 한적한 강변에서 작업에만 몰두하고 싶은 작가라면 종종 웹사이트 체크하는 것을 잊지 말도록.
일본/ 그랜트, 주최 : 카와무라 문화 예술 재단 (KAWAMURA ARTS AND
제정된 지 이제 막 2년 차에 접어든 긴밀한 소통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선정작가의 영예를 거머쥔 1인의 프로젝트와 활동은 주변 커뮤니티에 초점이 맞춰진다. 따라서 단순히 작가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통해 사회를 예술로 더욱 풍성하게 꾸려나가고자 하는 장기적 계획을 갖고있다. ‘일본’이라는 특정한 나라에서 시작하지만, 전 세계 작가들을 불러 모으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작은 움직임을 시작으로 예술 문화와 사회 사이의 깊은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일본의 문화 발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화 발전을 장려하려는 데 있다.
벌써 작년 12월 29일에 카와무라 문화 예술 재단은 2018년 선정작가를 공개했다. 총 67명의 작가가 일본과 그 밖의 국가에서 지원했는데, 수상의 영광을 안은 주인공은 바로 포트비(PortB). 그가 제시한 프로젝트‘뉴 도쿄 스쿨 익스커젼 프로젝트(New Tokyo School Excursion Project, 새로운 도쿄 학교의 소풍 프로젝트)’는 난민들의 안내를 받아 도쿄 시내 학교 수학여행을 실시하는 프로젝트다. 참여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난민들이 실제로 처한 상황은 어떤지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도쿄’라는 익숙한 도시를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이 사업의 전체 프로세스를 문서로 만들어 콘텐츠로 재생산해내며, 이후에 또 다른 참가자들이 다시 이 프로젝트를 생생히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를 들어 쿠르드 출신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눈높이로 프로젝트가 구성돼 이들이 도쿄에서 학교 수학여행을 가이드하는 식이다. 여기서 참여하는 사람들은 도쿄 주민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쿠르드 난민일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도시를 살펴보며 익숙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는 게 주요 포인트다. 포트비(PortB)는 이 프로젝트가 난민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그에 따른 조사, 교육, 창의적인 프로젝트 등은 다른 문화권과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미 ‘너와 나’의 경계가 조금씩 무너지는 글로벌 사회다. 이러한 기류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일본 역시 나라 안팎으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셜리 인게이지드 아트 서포트 그랜트 프로그램이 지원하는 작가와 커뮤니티 간에 활발히 소통하며 만들어나가는 작업은 문화예술이 사회를 어떻게 풍요롭게 만드는지에 관한 단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어워드, 후원 :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 (SHARJAH ART FOUNDATION PRODUCTION PROGRAMME)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은 2년마다 가을에 어워드 프로그램 지원공모를 연다. 누구에게나 열린 이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 프로덕션 프로그램은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경험해야 할지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는 작업과 작가들을 중점적으로 선별한다. 2009년‘샤르자 비엔날레 8(Sharjah Biennial 8)과 연계해 처음으로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첫해에만 500건의 제안서를 받았고 230명이 지원했으며, 그 결과로 28개의 프로젝트를 비엔날레에 출품해 전 세계에서 비엔날레를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소개했다.
특별한 심사기준이나 주제 같은 것은 없다. 미디어아트, 설치, 조각, 아티스트 북, 퍼포먼스 등의 장르를 기반으로 작업하거나 과학과 기술 쪽과의 협업을 시도하는 작가 모두가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재단에서 한 가지 눈여겨보는 것은 프로젝트와 중동, 남/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MENSA) 지역과의 관계다. 또한, 기존에 작업하던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
재단은 세계 각국에서 심사위원을 초빙해 원서를 살펴본다. 그렇게 선정된 작가들은 봄에 발표된다. 작가와 관람객을 예술적, 지적, 감성적, 사회적, 정치적인 메시지로 한데 묶거나 아예 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업이 지금까지 주로 선정됐다. 2009년 선정된 작업 가운데 샤리프 웨이크드(Sharif Waked)의 시적인 영상 〈이어지는(To Be Continued)〉는 죽음을 벗어나려는 시도로 묘사된 자살폭탄테러의 마지막 증언을 담았다. 이 작품은 현재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과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의 소장되어 있다. 한편 람야 가가쉬(Lamya Gargash)의 〈더 매져리스(The Majlis)〉는 에미리트 사람 집에 대한 기록을 남긴 사진 작품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가정의 영역과 사회적 삶을 환기하고, 작품 앞에서 관람객의 위치는‘외부인’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2016년 그랜트 수상자 명단에는 반가운 이름, 양혜규가 보인다. 그는 에릭 바우델레어(Eric Baudelaire)와 협업 제안서를 통해 그랜트를 따냈다.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은 지난 3월 17일 2018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 프로덕션 프로그램 선정작가 가산 셀합(Ghassan Salhab), 도아 알리(Doa Aly), 타우스 마챠쳬바(Taus Machacheva), 조이 나미(Joe Namy), 마우니라 알 솔(Mounira al Solh), 파트마 벨키스(Fatma Belkıs) 그리고 오누어 괴크멘(Onur Gokmen)총 7인을 공개했다.
캐나다 / 어워드후원 : 마젠타 재단 (THE MAGENTA FOUNDATION)
플래시 포워드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3년간 캐나다,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역량 있는 젊은 사진작가를 선정, 시상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캐나다 출신의 떠오르는 사진작가들을 지원해 이들이 여타 유럽 국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과 재능이 충분히 있음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예술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캐나다, 미국, 영국으로 지원 요건을 한정하는 것은 프로그램과 작가들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 2018년부터 국적 불문하고 만 34세이하의 사진작가들에게 그 문을 활짝 열었다. 마젠타 재단은 인종 문제, 기후와 환경, 엘지비티큐(LGBTQ), 여성 정체성, 총 네 영역으로 나눠 각 토픽에 맞춰 수상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만약 자신의 작업이 이 네 부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일단 지원해서 선정된다면 그 작업은‘메인 카테고리’에 소개된다. 한편, 올해 새롭게 수여되는 자격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선정 작가들이 총 5개의 출판물에 실릴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그간 선정된 100여 명의 우승자를 한데 모아서 1권, 자신들의 특별한 관심에 초점을 맞춰 출판되는 아티스트 카탈로그 4권, 이렇게 말이다. 이런 도서상(Book awards)을 통해 플래시 포워드는 작가의 인지도를 비롯해 관람객의 참여율, 예술 사진 관련 교육 등을 증진 시키고,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폭넓은 시각 언어 기반을 만들어 예술가들의 작업을 뒷받침해줄 탄탄한 플랫폼이 바로 이 플래시 포워드다.
플래시 포워드 2018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프로젝트 갤러리(Project Gallery)의 디렉터인 데방 파텔(Devan Patel)은“심사에 참여한 다른 어워드와는 달리 지원한 작가들의 작업이 전부 힘 있고 그 철학적 맥락 또한 견고해서 결정을 내리기 매우 어려웠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2018년 3월까지 선정 작가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의 심사 소감은 이번엔 어떤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될지 우리의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한편, 지원 자격이 개편되기 전 2017 선정 작가로는 알렉시 콘드라트예프(Aleksey Kondratyev, 제이크 노턴(Jake Naughton), 마야 퍼(Maya Fuhr), 스테파니 포든(Stephanie Foden) 등이 있다.
한국 / 펠로우십, 후원 : 현대자동차 (HYUNDAI MOTOR)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플랫폼을 지향하는 제로원은 예술과 과학의 접점을 찾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한다. 2018년 첫 출발을 알린 제로원은 20명의 작가를 선정해‘크리에이터’로 칭하고 6개월간 지원한다. 이들은 월 150만 원의 아티스트 피를 받고 프로젝트 당 1,0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크리에이터가 6개월간 진행한 연구는 꼭 예술작품 결과물뿐 아니라 보고서, 영상, 및 기타 미디어 작업으로도 제시된다. 첫 번째로 선정된 김나희, 김성백, 김정태, 닥드정, 룸톤스튜디오, 박승순, 양숙현, 양아치, 옥정호, 이장원, 전형산, 조호영, 최병일, 최영준, 최진훈, 크리스 쉔(Chris Chen), 현박, 황문정, 후니다킴까지 크리에이터 중에는 예술계에서 오랜 시간 입지를 다져온 작가도 포함돼 있고, 이제 막 학업을 마친 신진작가도 있다. 이렇게 제로원은 나이, 경력, 매체에 상관없이 번뜩이 는 아이디어로 무장된 이들을 선발한다. 지난 3월 막 명단을 공개한 제로원은 크리에이터들이 어떤 작업을 하는지, 플랫폼을 통해 어떤 연구를 이어갈지 등에 대해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아이디: zer01ne)을 통해 하나씩 공개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코워킹 스페이스 한 층에 마련된 공간에선 주 7일 24시간 토론과 작업이 가능하며 크리에이터들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기업과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 및 프로그램들이 기획되고 있다. 한편, 6개월 기간이 끝나면 논의를 거쳐 활동 기간 또 한 연장될 수 있다. 한편 제로원은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지원한다. 마키나락스, 모어댄, 씨케이머티리얼즈랩, 아우어리, 어뮤즈트래블, 엠오피, 지오라인, 클로봇 총 8곳이 2018년 선정됐다. 현대자동차는 우리나라를 넘어 미국 등에도 제로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더욱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자유롭게 소통하며 발전시킬 이들의 아이디어는 앞으로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만드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 그랜트, 후원 : 영국문화원 (ARTS COUNCIL ENGLAND)
영국문화원은 연간 두개의 예술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가운데 디벨로핑 유어 크리에이티브 프랙티스 서포트는 새로운 작업 제작, 연구, 작품 활동을 위한 해외여행, 트레이닝, 네트워킹 및 모니터링 등 예술과 관련된 사람들, 작가들의 다양한 활동 전반에 걸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은 지원한 이들의 ‘발전’을 도모한다. 따라서 작가와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자신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방향성을 마음껏 실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년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영국문화원은 사회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나 활동들을 선별해 펀드 수여자를 선정한다.
음악, 연극, 무용, 시각예술, 문학, 다중매체 예술, 미술관 관련 활동 총 7부문으로 세분됐다. 순수예술, 가상현실, 라이브 스트리밍, 디지털 테크놀로지 등이 접목된 예술 등 현대미술의 예술적맥락을 함의한 작품이라면 모두 환영이다. 만약 건강, 웰빙, 사회적 이슈, 혹은 스포츠와 같이 예술적 내용이 없는 프로젝트라도 접점을 찾을 수만 있다면 선정할 수 있다. 보통은 개인 혹은 협업을 진행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나 콜렉티브만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영국 은행 계좌와 더불어 3년 이상 예술가로서 경력이 있는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또 선정 작가들은 약 1년 가까이 프로그램 관련 활동에 매진해야 하므로 일정을 잘 살피고 지원하는것이 좋다.
프로그램은 총 4라운드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1라운드 공모는 현재 진행 중이고 현지 시각 5월 16일 오후 12시에 마감한다. 1, 2라운드에 지원했던 사람들은 3라운드에 지원 자격이 없으며, 4라운드에도 역시 이전에 지원했던 사람들은 원서를 접수할 수 없다.
한편,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디벨롭먼트 펀드(Artists’International Development Fund) 역시 영국문화원에서 주관하는 그랜트 프로그램이다. 이는 작가들의 작업을 비롯해 큐레이터, 프로듀서, 에디터, 개인 출판사, 혹은 서예가까지 예술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작품 제작 및 연구를 지원한다. 역대 선정작가 가운데 캐이 애플린(Kay Aplin)은 세라믹 아티스트로, 영국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6년 11월 문래예술공장에서 전에 참여한 바 있다. 이때 출품된 작업은 전시를 통해 한국에 소개되기 이전에 ‘영국 세라믹 비엔날레’에 먼저 출품됐는데, 그때 이미 동양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내 고요하고도 오밀조밀한 오브제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만약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디벨로프먼트 펀드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오스트리아 / 어워드, 후원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ARS ELECTRONICA)
3월 2일 이미 2018년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지원이 마감됐지만, 미디어 아티스트라면 한 번쯤 도전을 꿈꿀만한 수상 프로그램이다. 올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총 4부문으로 나눠 각 카테고리에 맞게 심사를 진행한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골든 니카(Golden Nica)라 불리는 트로피와 더불어 지원금 1만 유로가 수여된다.
첫 번째 카테고리로 컴퓨터 애니메이션(Computer Animation)이 있다. 영상, 광고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파생된 독립적인(Indie) 예술과 과학, 커머셜 하이-엔드(Commercial High-End) 작업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작품이 환영받는데,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확장된 해석을 제시한다면 금상첨화다. 예술적, 기술적 한계 이상을 보여주는 영화 장면도 높이 평가받는다.
두 번째로는 디지털 커뮤니티(Digital Communities)가 있다.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정치적, 사회적, 예술적인 문화 프로젝트, 계획, 그룹, 그리고 분야들이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탐구하는 부문이다. 우리가 기술을 사용할 때 어떻게 하면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지속 가능하며 인간의 공존성을 높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들이 제시한 방안, 대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앞으로 인류의 기술+예술 방향성을 모색한다. 한편, 인터랙티브 아트+ (Interactive Art +)에 지원하는 작가들의 작업은 꽤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설치, 퍼포먼스, 네트워크 프로젝트 등 미디어아트의 세분된 장르 안에서 전천후로 활약하며 관람객·대중들과의 교류를 끌어내는 것이 이들의 주 무기다. 심사위원들은 작품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를 만드는 발전 과정을 핵심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공감대가 얼마나 심도 있게 형성됐는지, 접점들 사이에 원칙이 존재하는지, 혹은 사회정치학적 아젠다를 포함했는지, 마지막으로 기술·과학적 측면에서 어떻게 혁신적인지 등 다방면으로 샅샅이 들여다본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의 아이들과 청년들에게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지원할 기회를 열어놨다. 바로 u19-크리에이트 유어 월드(u19-CREATE YOUR WORLD)가 그 플랫폼이다.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가 함유된 애니메이션 영상, 사운드, 웹사이트, 앱, 과학적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면 자신의 창의성을 한번 시험 해볼 좋은 찬스인 셈이다.
이렇듯 1987년부터 지금까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수백 명의작가를 선정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대중들에게 소개해왔다. 전세계 미디어 작가들에게 도전의 문이 활짝 열려있으니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예술의 지평을 넓혀가는 이들에 동참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원하자.
아일랜드 / 어워드, 후원 : MAC 벨페스트 (THE MAC BELFAST)
영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 중 하나로 꼽히는, MAC 인터내셔널 2018 대상으로 선정된 작가 1인은 MAC 벨페스트에서 전시를 열며 £20,000(한화 약 3,039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현재 지원 공모가 진행 중이며 4월 24일 영국 시각 오후 12시에 마감된다. 선정작가들은 올여름에 공개될 예정이며 이들의 전시는 오는 11월 9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릴 계획이다.
제1회 MAC 인터내셔널은 총 24명의 작가가 선정됐는데 그중 대상 수상 주인공은 바로 매리어드 맥클린(Mairead McClean)이다. 그의 작업은 역사와 기억은 모두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거의 사건들을 재조명한다. 작가는 소리, 스틸 컷, 무빙이미지 등과 같은 다양한 물질적인 증거들을 사용해 이러한 사건들을 다시 열어보고 재검토하며 새로운 시점을 구성한다. 또 가족의 역사, 스토리텔링 그리고 테크놀로지 발전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가 선뵌 폐쇄적이면서 어느 쪽으로는 낙관적인 1970년대 북아일랜드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댄서가 등장하는 장면은 1972년 예르지 그로토프스키(Jerzy Grotowski)의 폴란드 래버러토리 극장(Polish Laboratory Theatre)의 트레이닝 영상을 차용했다.
주인공 라스하드 시슬락 의사가 그 실험 극장에 참가한 지원자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고안된 운동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작가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소리를 삽입해 더욱 풍부한 시청각 경험을 유도한다. 작품 전반에는 맥클린의 아버지가 북아일랜드의 롱 키시에서 재판 없이 수용되었던 1971-1972년의 역사적 자료가 드러난다.
한편, 2016년 제2회 MAC 인터내셔널의 대상은 쟈스미나 시빅(Jasmina Cibic)이 차지했다. 슬로베니아 출신인 작가는 영상, 조각, 퍼포먼스, 설치 등 장르를 넘나들며 ‘부드러운 힘(Soft power)’에 대해 연구한다. 예를 들어 어떻게 정치적 맥락이 예술과 건축을 통해 나타나는지와 문화생산이 국가에 의해 어떤 원칙과 방향성등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등을 연구한다. 상징과 도상의 집합시켜놓은 그의 프로젝트는 제스처와 연출기법, 그리고 재연 등을 종합해 영상과 설치로 구현된다. 다층적인 구조로 1차 자료와 더불어 왜곡된 내러티브까지 함께 보여주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다.
이밖에도 꼭 소개해야 하는 인물로 홍유영이 있다. 지난 2014년 MAC 인터내셔널 24인에 포함된 그는 작가이자 연구자다. 골드 스미스 컬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는 전시에 를 출품했다. 그의 작업에 대해 비평가 고충환은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오브제를 채집해 새롭게 조합하고 재해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물과 공간의 관계는 구조적인 변형을 거치고 확장된 개념으로 탈바꿈된다. 입체미술이라는 영역을 고수하는 작가의 관심은 공간의 정치학 또는 공간의 사회경제학 쪽으로 옮아가면서 심화하고 확장된다”고 평한 바 있다. 그는 MAC 인터내셔널 전시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설치해‘공간 속 공간’을 선보였다. 그 안에 선풍기, 옷걸이, 플라스틱 서랍장, 플라스틱 의자, 화병, 이불 등 우리 사회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이질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오브제들을 배치해 작은 공간에서 한국 사회를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이제 막 세 번째 공모전을 준비하는 MAC 벨페스트는 이러한 서포트를 통해 현대미술에 대해 새롭고 광범위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2016년에 전시에는 북아일랜드, 영국, 유럽 기반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미국, 아이슬란드, 브라질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아직 MAC 인터내셔널 2018 지원공모가 진행 중인만큼 올해 우리나라 작가들이 꼭 작품을 소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미국 / 그랜트, 후원 : VIA 아트 펀드 (VIA ART FUND)
미술관과 갤러리 밖을 벗어난 작업을 구상 중인 작가라면 VIA 아트펀드가 주관하는 아티스틱 프로덕션 서포트에 주목하자. 비영리단체, 비영리기관, 작가, 큐레이터 모두에게 열린 이 그랜트 프로그램은 작가들이 공공의 영역 안에서 진행하는 작업 활동을 지원한다. 연간 총 $25,000-$100,000(한화 약 2,700만-1억 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미국 내에서 진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나,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설치작, 그리고 새롭게 커미션되는 작품 제작을 돕는다. 지원하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바로 어디에 작품 구상을 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VIA 아트 펀드에 지원하는 작가들의 국적은 무관하지만, 미국 내에 작품 전시 및 설치 공간을 확보한 이에게 그랜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재 2018년 가을 수상 공모가 진행중인데, 일단 오는 5월 4일까지 제안서(Letter of Inquiry)를 제출해야 한다. VIA 아트 펀드에서 이 제안서들을 살펴보고 흥미로운 작업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 같은 작가나 단체를 선별해 6월 8일부터 12일까지 개별 통보를 한다. 합격 통보를 받아야 정식으로 지원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된 사람들은 10월 12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약 5개월 동안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긴 호흡으로 기다리면 되겠다.
역대 선정 작가 가운데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남쪽에 위치한 15번 고속도로에 〈Seven Magic Mountain〉을 설치했다. 이는 각 25-30피트 높이의 거대한 탑 기념물인데, 1960년대 장 팅겔리(Jean Tinguely)와 마이클 헤이저(Michael Heizer)가 대지를 활용한 작업을 처음으로 진행해 역사적으로 의미가 남다른 곳인 진 드라이 레이크(Jean Dry Lake)와 매우 가까운 장소다. 그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바위들은 라스베가스와 같은 관광명소에 대한 현대적 비평을 제시함과 동시에 집단적 욕구와 실제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고찰하도록 유도한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로빈 로드(Robin Rhode) 역시 지난 2015년 프로덕션 그랜트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잘 알려진 공연 예술 비엔날레인 ‘퍼포마(Performa)’에 출품한 작품을 2015년 버전으로 다듬어 〈Erwartung: A Street Opera〉를 뉴욕 타임스퀘어의 한 인도(人道)에서 발표했다.
대지미술과 같이 거대한 스케일의 설치작부터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퍼포먼스나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까지 이들이 지원하는 예술의 장르는 다양하다. 작업의 맥락이 육하원칙에 따라 탄탄하다면 VIA 아트 펀드는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독일 / 어워드, 후원 : 바스타이너 그룹 (WARSTEINER GROUP)
이제 막 예술가로서 첫발을 뗀 작가라면 블루움 어워드에 주목해보자.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바스타이너 그룹에서 주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제 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날개를 펼치려는 젊은 작가들을 서포팅한다. 시각예술, 디자인, 어반 아트, 그리고 영상 작업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지원할 수 있다. 2010년에 시작된 블루움 어워드는 학문 간 관계, 혁신의 힘 그리고 진취성을 강조하고, 선정 작가들 역시 역동적으로 따라서 지난 2017년 한 해에만 2,3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90개 국에서 지원한 바 있다.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들은 약 일 년 동안 장기적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 그 가운데 대상(First Place) 작가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이 1년간 ‘멘토’로서 함께 하는데, 작가의 활동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이 1대1 멘토링은 블루움 어워드가 내거는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프로그램을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닌 진행형 프로젝트로 만든다.
또한, 대상 작가에게는 특별히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나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에 심사위원 가운데 한 명인 발터 겔렌(Walter Gehlen)과 동행해 미술계에서 다양한 커넥션을 이어나갈 기회가 주어진다. 대상을 포함한 수상 작가 3명과 최종 후보에 오른 10명에게는 ‘아트 뒤셀도르프(Art Dusseldorf)’에 특별전을 개최해 대중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자리 역시 마련된다.
역대 대상 수상자로는 2017년 미국 출신의 줄리안 하퍼(Julian Harper)가 있다. 그는 영상작업을 출품했는데, 작가 자신이 1990년대 잘 알려진 텔레비전의 캐릭터로 분해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인종(Race)과 퍼포먼스의 상호작용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선정작가 윤-링 첸(Yun-Ling Chen)은 대만 출신 작가로 달걀노른자를 외알 안경 위에 올려놓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았다. 작가는 물건 하나하나가 얼마나 예민한 것들인지를 살펴봄과 동시에 그것이 어떻게 추상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지를 얘기한다.
이렇듯 작품에 담긴 철학도, 장르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확고한 자신의 소신으로 더 넓은 곳으로 두려움 없이 뛰어드는 젊은 작가들에게 이 어워드는 예술 작가 ‘지원과 후원’의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한다. 전 세계 미술계의 핵심 인물들과 약 일년 동안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분명 이들의 성장에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오스트리아 / 펠로우십, 후원 : 티홀러 쿤스틀러*샤프트 (TIROLER KUNSTLER*SCHAFT)
(우)벤쟈민 티벤(Benjamin Tiven), 〈어 서드 버젼 오브 더 이미지너리(A Third Version of the Imaginary, 가상의 제3국면)〉, 2012. PhotoⓒDaniel Jarosch
쿤스틀러하우스 뷔셴하우센은 예술과 예술이론 관련 프로덕션, 리서치 등을 지원하는 센터다. 여기서 펠로우십 프로그램 포 아트 앤드 띠어리(Fellowship Program for Art and Theory)와 티롤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다. 작가, 이론학자, 비평가, 그리고 큐레이터까지 예술 범주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모두를 초대한다.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라도 지원할 수 있지만, 약 6개월 동안 기관이 위치한 인스브루크에 거주해야 하니 영어는 필수다.
펠로우십 프로그램의 목적은 분명하다. 비판적, 사회적으로 적절한 예술 작품과 이론을 생성해 내는 것, 많은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역적, 세계적인 맥락에 맞는 담론을 형성하는 것, 다양한 분야와 나라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문화 교류와 더불어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 등이다. 선정된 작가는 10월 시작하는 오리엔테이션 주를 시작으로 다음 해 4월까지 정규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 기간에 선정된 작가들은 각자의 작업에 매진하게 된다. 작가들은 서로의 작업에 대해 심도 높은 토론을 펼치며, 자신의 작업을 완성한다. 5월 중순 그룹전으로 6개월가량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한편, 인스브루크 주에 있는 대학, 문학 기관, 건축이론 기관, 문화 기관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리서치 센터의 전문가에게도 조언과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또 티롤리안 파퓰러 아트 뮤지엄(Museum of Tyrolean Popular Art), 쿤스트 보젠(Kunst Bozen)과 같은 예술 전문 기관과도 협업할 수 있다.
2015-2016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안드레아 벨루(Andrea Bellu)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동유럽을 여행하며 사진, 대화록, 경치, 문학 등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았다. 기간 동안 즉흥적이고 체계 없이 아카이빙한 자료들을 더욱 깊이 탐구해〈컬렉션 오브 트라이얼 투 디스크라이브 리얼리티- 테스트 런 시리즈1(Collection of Trials to Describe Reality-Test Run Series 1, 현실 표사를 위한 시도의 컬렉션 시험 가동 연작1)〉으로 선보였다. 가족과 집으로 사회 구조를 반추한 포쿠스 그루파(Fokus Grupa)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아티스트 콜렉티브다. 이들은 주로 여러 영역을 오가며 협업을 통해 예술과 공공에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고 어떠한 방식으로 드러나는지 추적한다.
매년 작가 개개인의 작품 활동 및 아티스트 토크, 기타 프로젝트 등이 정리돼 보고서처럼 공개된다. 지면에 꽉 찬 이들의 활동이 해마다 모여 방대한 역사를 만들고 있다.
독일 / 그랜트, 후원 : 렙신 예술 재단 ASBL (LEPSIEN ART FOUNDATION ASBL)
렙신 예술 재단 ASBL은 비영리단체로 문화예술 증진을 위해 사람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05년 재단을 설립한 크리스천 렙신(Christian Lepsien)은 작가들 간의 진지한 교류를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지원자는 예술 관련 교육을 모두 마쳐야 하며, 지원서류와 함께 졸업장을 제출해 이를 증명해야 한다. 전시, 출판, 프로젝트 등의 경험이 있으면 더욱 좋다. 심사위원들은 작품 속에 반영되는 작가관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판단한다. 이렇게 꼼꼼한 심사를 거치고 10인 안에 들고 나면 이제 겨우 1차 서류심사에 통과한 것에 불과하다. 전화와 영상을 통해 인터뷰를 마치고 나야 최종 선정작가가 결정된다. 재단은 6개월씩 1년에 두 작가를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나 작가와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선정작가는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아트 하우스 뒤셀도르프(Art House Dusseldorf)에 있는 스튜디오 공간을 제공받는데, 재단의 또 다른 지원프로그램인 실크스크린 그랜트(Silkscreen Grant), 아트 패트로니지(Art Patronage) 등에 선정된 작가들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세계 각국에서 오는 다양한 작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히 일어난다. 또한, 오픈 스튜디오와 아티스트 토크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작품을 공개하는 기회도 받는다.
지난 2017-2018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는 세바스찬 위커로스(Sebastian Wickeroth)와 안젤리카 J. 트로이나스키(Angelika J. Trojnarski)다. 먼저 위커로스는 회화, 드로잉, 설치 등을 오가며 작업한다. 특히 전시장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사이즈의 설치물이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작가는 기하학적 형태의 붕괴와 파괴 및 모형의 해체가 공존하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파괴’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한편 트로이나스키의 그림은 긴장감을 담고 있다. 자연 과학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그는 그 속에서 모순을 찾아낸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때로는 전복되기도 하므로 그 속에서 일어나는 발상의 순환을 작가는 꼬집는다.
이렇듯 그랜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들은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등 활동하는 장르는 각기 다르지만, 각자만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는 작업을 구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렙신 예술 재단 ASBL의 그랜트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