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투

아티스트 서포트 프로그램 10선 (1)

posted 2018.10.26

Patrick Hough, , 2017.  Still image Commissioned for the ‘Jerwood_FVU Awards 2017: Neither One Thing or Another’

Patrick Hough, 〈And If In A Thousand Years〉, 2017. 스틸 이미지, ‘저우드/FVU Awards 2017: Neither One Thing or Another’를 위한 커미션



기획·진행 퍼블릭아트 편집부





국경과 경계 개념이 모호한 현대사회에서 예술이야말로 가장 국제적 통용 언어라고 모두가 입 모아 얘기한다. 한국이란 테두리를 벗어나 각국에서 견문을 넓히고, 자신의 위상을 떨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런 작가들 니즈를 반영해 편집부는 지난 4월 해외의 다양한 펠로우십, 그랜트, 어워드 프로그램을 한데 모아 소개했고 독자, 예술가, 기관 전문가들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특집은 그 아티스트 서포트 프로그램 제2탄이다. 이전 특집이 어워드, 펠로우십, 그랜트 프로그램 위주로 분포됐었다면, 이번에는 수상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좀 더 많다. 허나 상금 이외에 레지던시, 교육 프로그램, 펠로우십, 전시 기획 등 다방면으로 선정된 작가들을 지원하니 결코 어워드나 프라이즈만으로 국한하기는 어렵다. 소개된 기관의 기사와 홈페이지를 꼼꼼히 확인한 후, 결정은 여러분의 몫이다. (기획·진행 편집부)


Otobong Nkanga, , 2015-2016. Performance, 45 minutes, Otobong Nkanga / MATRIX 260 at the UC Berkeley Art Museum and Pacific Film Archive, May 11, 2016 Commissioned by the UC Berkeley Art Museum and Pacific Film Archive Photo: Charlie Villyard Image provided by Yanghyun Foundation, Korea

Otobong Nkanga, 〈From Where I Stand: Constellation〉, 2015-2016. 퍼포먼스, 45분, UC Berkeley Art Museum과 Pacific Film Archive에서 Otobong Nkanga / MATRIX 260, 2016년 5월 11일. UC Berkeley Art Museum과 Pacific Film Archive의 커미션을 받음, 사진ⓒCharlie Villyard, 이미지 제공: Yanghyun Foundation, Korea

Laura Car, 〈Murica〉, 2012. Image Provided by Unarthodox

Laura Car, 〈Murica〉, 2012. ⓒUnarthodox

Matthew Gamber, 〈Parsley / Wood〉, Image courtesy of Matthew Gamber

Matthew Gamber, 〈Parsley / Wood〉, ⓒMatthew Gamber



Just Claim it! Then It Will Be Yours


글쓴이 정송 기자


지난 6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와 ZER01NE의 워크숍에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수출부(Export)의 수장 마누엘라 나부(Manuela Naveau)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그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차별된 문화적 배경, 전문 분야를 가진 사람들이 ‘예술’이란 접점 아래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하나의 나비효과에 빗대 설명했다. “아무리 사소한 의견이라도 서로에게 인풋(input)이 되어 각자의 나라, 그들이 소속된 곳에 돌아가 이후에 어떠한 프로젝트, 혹은 큰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될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소규모 워크숍일지라도 이런 국제적 네트워크는 절대 사소하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대화만으로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라는 권위 있는 예술 기관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워크숍이나 페스티벌,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준비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대개 우리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나 활동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반문한다. 하지만 즉각 변화가 없어도 언젠가는, 결국에는 어떠한 움직임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태도는 무척 중요하다.


국제적 아티스트 지원 프로그램 존재 의의를 다시 한 번 짚어 보자. 우선 경제적 도움과 커리어를 쌓는 게 작가들에게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각 나라에서 선정된 작가들이 한데 모여 의견을 나누고 그 지역 사람들과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고, 또 다른 언어와 생각을 하는 이들과 작업 및 전시를 준비하면서 얻게 될 것들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알 수 없을 귀중한 경험임이 틀림없다.


레지던시, 펠로우십, 그랜트, 프라이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인풋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은 작가의 역량에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도전하느냐 하는 문제 역시 이들이 고심해봐야 할 사안이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본 작가들 개개인이 조금씩 변화한다면, 그것이 나비의 날갯짓이 되어 우리나라 예술계 전반에 확장되고, 더 많은 작가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여 더 창의적인 것들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특집에서 선보이는 10개의 프라이즈, 펠로우십, 레지던시, 그랜트 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심사 포인트들을 살펴보면 어떤 작가들을 지원해주고자 하는지에 대한 공통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독창성(Originality)’, ‘잠재력(Potential)’, ‘현대미술의 트렌드(Trend of Contemporary art)’이다. 자신만의 확고한 작품성을 가졌는지, 그리고 현대미술의 맥락 속 미래에 작가와 작품이 어떠한 발전 잠재력을 가졌는지를 심사위원들은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그 안에서 기술적 문제나, 창의성은 기본적 바탕이다.


이번 특집에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아서 소개할 계획이었지만 2018-2019년도 지원이 이미 마감된 곳들이 많아 한계가 있었다. 또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없어 특집 리스트에서 제외된 곳도 허다하다. 그 가운데 놓치기엔 아쉬운 두 곳을 짧게 살핀다.


구찌 트라이베카 다큐멘터리 펀드(Gucci Tribeca Documentary Fund)
패션기업 구찌(Gucci)가 미국 트라이베카 필름 인스티튜트(Tribeca Film Institut)와 지난 2008년 설립한 구찌 트라이베카 다큐멘터리 펀드는 세계 각지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후원한다. 프로그램은 세계 주요 언론이 국내외 사회 이슈에 대한 심층 보도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가 이러한 사건들을 깊이 파헤치는 데 꼭 필요한 도구가 되었다고 봤다. 그래서 구찌 트라이베카 다큐멘터리 펀드는 70분 가량의 긴 영상을 제작하는 비용 각각 $10,000에서 $25,000까지 지원한다. 다만 영상은 다양한 배급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광범위한 관객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만한 작품이어야 한다. 경제적인 측면만 서포트하는 것이 아니다. 그랜트 수여자로 선정된 작가에게는 트라이베카 필름 인스티튜트에서 전문가의 조언과 더불어 컨설팅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1:1 스크리닝을 통한 피드백은 시의성을 반영해 영상의 방향성을 잡아주고 영상 마켓에서 자리 잡기 위한 필수 전략을 공유한다. 2018년도 지원은 지난 4월에 이미 마감됐고 8월, 선정 작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영상을 주 매체로 사회 정치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면 내년을 기약해 보는 것은 어떨까.
(홈페이지: https://www.tfiny.org/pages/gucci_tribeca_documentary_rules)


CAA 펠로우십 프로그램(CAA Fellowship Program)
일본의 CAA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젊은 작가와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다. 시각 예술, 큐레이토리얼 작업, 디자인과 건축까지 장르를 총망라한다. 펠로우십 참여자들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키타큐슈에 지속해서 머무르거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또 이 기간에 토론 워크숍 등을 통해 자신의 주력하는 주제를 심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펠로우들은 보고서와 전시 등으로 결과물을 선보인다. 지난 2017-2018 펠로우십에는 일본,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에서 료 이케시로(Ryo Ikeshiro), 재스피 정(Jasphy Zheng), 지우디타 벤드라메(Giuditta Vendrame), 루크 제임스(Luke James), 그리고 해리엇 리카드(Harriet Rickard)가 참여한 바 있다. 2018-2019 프로그램은 오는 9월 시작해서 내년 3월까지 지속되며, 2019-2020년도 지원 공모는 연말 즈음에 홈페이지(http://cca-kitakyushu.org/?lang=en)를 통해 공개된다.


다음에 이어지는 10개의 프로그램은 나라, 지원 자격, 지원(예정)일, 홈페이지 주소까지 상세하게 정리돼 있다. 또 응모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들도 정리했으니 참고하시라. 조금만 신경을 기울여 찾아도 작가들이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다. 이 기획에 미처 소개되지 못한 곳을 직접 알아낸다면 모집 요강 및 자격 조건을 꼭 확인하기를 바란다.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고해도 막상 자세히 살펴보면 그 나라에 거주하고 있거나, 영주권을 소지해야 한다는 등 한계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했다. 더 넓은 곳에서 소통하고 부딪히는 경험은, 이제 당신 것이다.


Andrea Bellu, <Collection of Trials to Describe Reality-Test Run Seires 1>, 2016. Photo: Daniel Jarosch

Andrea Bellu, 〈Collection of Trials to Describe Reality-Test Run Seires 1〉, 2016. 사진ⓒDaniel Jarosch

Akram Zaatari, , 2012. Video installation at Magasin, Grenoble, Photo credit: Blaise Adilon, Image provided by Yanghyun

Akram Zaatari, 〈This Day at Ten〉, 2012. Magasin, Grenoble에 비디오 설치, 사진ⓒBlaise Adilon, 이미지 제공: Yanghyun

Exhibition view, Photo credit: Nicola D'orta

전시 전경, 사진ⓒNicola D'orta

Exhibition view, Photo credit: Nicola D'orta

전시 전경, 사진ⓒNicola D'orta



1.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Arte Laguna Prize

이탈리아 / 프라이즈, 프리미오 아르테 라구나 Premio arte laguna


Arte Laguna Prize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 Premio arte laguna 프리미오 아르테 라구나


Exhibition view, Photo credit: Nicola D'orta

전시 전경, 사진ⓒNicola D'orta

2006년 시작된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는 현대미술 장르를 세분화해 작가를 선정하고 지원한다. 회화, 설치, 조각, 사진예술, 비디오 아트, 짧은 영상, 퍼포먼스, 가상예술(Virtual Art), 디지털 그래픽, 대지미술, 도시미술 이렇게 말이다. 선정된 작가들은 소정의 지원금과 더불어 베니스의 아르세날레(Arsenale)에서 그룹전을 열고, 또 전 세계 유수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할 기회를 얻는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아르테 라구나와 연계된 회사와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레지던시까지 작가가 커리어를 다방면으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한 지원 조건도, 작품의 주제도 전부 말 그대로 ‘자유’다.


지난 2010년부터 선정된 작가들은 아르세날레에서 전시를 열어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전시 장소 가운데 하나인 이곳에서 작품을 선뵌다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작가들이 매력을 느끼기 충분했던 듯 하다. 지난 12년 동안 120개국 출신의 약 4만 2,000여 명 작가가 거쳐 갔으며, 1,350여 점의 작업이 베니스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품은 15개국에서 온 76여 명의 심사위원들이 참여해 심사하는데, 서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항상 의견을 조율하는 데 힘쓴다. 이들이 공통으로 눈여겨보는 것은 바로 ‘이 작품이 그리고 작가가 현대미술을 얼마나 잘 대표하는가’란 부분이다. 이미 미술계에서 이름을 알린 작가들도 있고, 이제 막 그 발걸음을 디딘 이들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도, 한계도 없는 수상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작가가 이곳에서 지원을 받아온 만큼 그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려면 이 페이지를 전부 할애해도 모자란다. 몇몇 작가만 소개하자면 카를로스 마르티엘(Carlos Martiel)이 있다. 쿠바 출신의 이 작가는 퍼포먼스 부분에서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감정이 풍부한 퍼포먼스로 많은 대중의 박수를 받은 그는 지난 2017년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57th Venice Biennale)》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했다. 러시아 출신 작가로 이뤄진 콜렉티브 리사이클 그룹(Recycle Group) 역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이들의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2016년에 이들은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으며, ‘파라다이스 네트워크(Paradise Network)’의 러시아관에도 작품을 출품해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또 다른 러시아 작가 사샤 프롤로바(Sasha Frolova)는 ‘제 7회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의 최종 선정 작가다. 라텍스, 금속, PVC 등을 활용해 만든 거대한 조각 설치 작품처럼 공간을 장악하는 작업으로 눈길을 끈다. 이스라엘 작가 해가 플레처(Hagar Fletcher)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물질로 작업하는 2013년도 선정 작가다. 같은 해 그는 의류브랜드 자라(Zara)와 협업해 밀라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으며 2015년도엔 ‘엑스포 밀라노(Expo Milan)’의 이스라엘관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뉴욕 출신 작가 마커스 젠슨(Marcus Jansen)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시 풍경화를 재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2013년 파이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 역시 밀라노의 비앙카 마리아 리지 갤러리(Bianca Maria Rizzi Gallery)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홍콩 출신의 작가 개리 찬(Gary Chan, Chan Kwok Hung)은 5번째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의 파이널리스트 가운데 한 명이며, 코카콜라와 협업하기도 했었다. 이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ony World Photography Award)’를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의 행보를 탄탄히 구축해 왔다.


이렇듯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을 선정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아직 2019년 지원 공모가 시작되지 않았다. 관심 있는 작가라면 오는 9월 3일을 기억하자.




2. 아론 시스킨드 파운데이션 포토그래퍼 펠로우십 그랜트 Aaron Siskind Foundation Photographer’s Fellowship Grant

미국 / 그랜트, 아론 시스킨드 파운데이션 Aaron Siskind Foundation


Aaron Siskind Foundation Photographer’s Fellowship Grant 아론 시스킨드 파운데이션 포토그래퍼 펠로우십 그랜트 / Aaron Siskind Foundation 아론 시스킨드 파운데이션


Danny Wilcox Frazier, <50 cal>, Image courtesy of Danny Wilcox Frazier

Danny Wilcox Frazier, 〈50 cal〉, ⓒDanny Wilcox Frazier

Raymond Meeks, <Furlong 6>, Image courtesy of Raymond Meeks

Raymond Meeks, 〈Furlong 6〉, ⓒRaymond Meeks

Natalie Keyssar, <Make Me A Little Miracle 001>, Image courtesy of Natalie Keyssar

Natalie Keyssar, 〈Make Me A Little Miracle 001〉, ⓒNatalie Keyssar

사진가이자 교육자였던 아론 시스킨드(Aaron Siskind)는 미국 사진예술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1930년대 특히 그는 사진이 추상적 형태의 표현이 가능한 매체라고 주장하는 작업을 선보였으며, 그 가운데 사진 매체 고유의 심미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1991년 아론 시스킨드 파운데이션이 출범한 이후 약 28년 동안 현대사진 작가들을 매년 선정해 후원하고 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매년 1,000여 명의 사진가들이 지원하는데, 선정 작가의 수를 정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총 약 $10,000(한화 약 1,128만 원) 상당의 상금을 작가들에게 분배 수여한다.


지원 가능한 작품은 말 그대로 렌즈(lens)로 작업한 스틸 이미지다. 하지만 역대 수상자의 작품은 디지털 이미지, 설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사진 프린트 미디어 등 다양성을 보여준다. 선정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그 작업의 오리지날리티(독창성)이라 할 수 있다. 작가가 담아낸 순간이 어떠한 것이든 그것은 작가의 선택, 때문에 아론 시스킨드 파운데이션은 다양한 작품을 심사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역대 수상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난 2017년도에는 총 8명의 사진작가가 그랜트를 받았다.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의 로라 레틴스키(Laura Letinsky) 교수와 작가이자 교육자인 올리버 와소우(Oliver Wasow), 그리고 월터 컬렉션(The Walther Collection)의 큐레이터 브라이언 월리스(Brian Wallis)가 심사를 맡았는데, 선정 작가는 바로 마날 아부-샤힌(Manal Abu-Shaheen), 아만다 부(Amanda Boe), 엘리 더스트(Eli Durst), 매튜 겜버(Matthew Gamber), 안토니 함부시(Anthony Hamboussi), 나탈리 케이서(Natalie Keyssar), 로렌 마솔리어(Lauren Marsolier), 그리고 패트리샤 불가리스(Pattricia Voulgaris)다. 그 가운데 아부-샤힌은 레바논계 미국 작가로 현재 뉴욕 퀸스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그의 최근 사진 작업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와 관련됐는데, 그는 이곳에 있는 서구식 대형 광고판에 주목했다. 이렇게 거대한 광고판이 도시 형성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도 살펴보는 작업이다. 아부-샤힌은 이를 통해 한 문화의 이상화된 이미지가 다른 곳의 현실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편, 이집트계 작가인 함부시는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의 PS1, 퀸즈 미술관(Queens Museum) 등 유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카이서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포토저널리스트로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현재 정치적 불안과 유스 컬쳐, 그리고 계급 간의 차이 등을 살펴본다. [타임(Time)],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캘리포니아 선데이(The California Sunday)] 등 언론에 작업이 실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2018년 4월호 [퍼블릭아트] 특집에서 소개했던 ‘마젠타 플래시 포워드(Magenta Flash Forward)’의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퓰리처 센터(Pulitzer Cente)의 그랜트 선정 작가로 그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프랑스를 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인 마솔리어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다수의 펠로우십, 그랜트, 어워드를 수상한 실력 있는 작가다.


원래 아론 시스킨드 그랜트 프로그램은 미국 사진작가 혹은 영주권을 가진 이에게만 열려있었다. 하지만 2018년, 바로 이번 해부터 그 문을 활짝 열어 국적을 불문하고 지원자를 받기로 결정했다. 안타깝게도 이번 2018년도 지원 공모는 이미 마감했다. 하지만, 2019년 그랜트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내년 3월쯤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8개월 가량 숨을 고르며 그만큼 더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3. 크리에이티브 캐피탈 어워즈 Creative Capital Awards

미국 / 어워드, 크리에이티브 캐피탈 Creative Capital


Creative Capital Awards 크리에이티브 캐피탈 어워즈 / Creative Capital 크리에이티브 캐피탈


Heather Kravas, , 2016. Performing art, Photo Credit: Alex Escalante, Image Provided by Creative Capital

Heather Kravas, 〈Visions of Beauty〉, 2016. 퍼포밍 아트, 사진ⓒAlex Escalante, 이미지 제공: Creative Capital

크리에이티브 캐피탈은 사실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혹은 O-1 비자를 소지한 사람들만 지원할 수 있는 제한적인 어워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하는 이유는, 선정된 이들에겐 꽤나 매력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캐피탈이 찾는 작가들은 대담하고 도전적이며 지역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이다. 지난 20년 동안 작가, 작가의 프로젝트, 소속 커뮤니티, 그리고 관람객을 모두 지원하기 위한 네 가지 접근법을 개발해 왔다. 펀딩, 전문적이고 개인적인 미팅을 통한 조언 등 크리에이티브 캐피탈은 작가가 필요로 하는 순간에 그에 맞는 리소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법률 조언, 금융, 마케팅, 홍보, 웹 컨설턴트, 오리엔테이션 등도 포함된다. 또한 작가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이들도 함께 일한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은 3년에서 5년 정도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긴 하지만 그 이상의 시간이 걸려도 문제없다.


크리에이티브 캐피탈 어워드의 작가 선발 과정은 문의(Inquiry), 지원(Application), 그리고 패널 리뷰(Panel Review) 이렇게 총 세 라운드로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세 라운드를 모두 거친 작업은 적어도 10여 명의 예술 전문가들이 검토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들이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프로젝트의 형태와 내용이 대담하고 창의적이며 독특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작가 커리어의 중요한 기점에 서 있다면 선정될 확률이 높다. 예술적으로 당연히 심미성을 가져야 하며, 그 표현방식에 있어서 문화적 영향이 있다면 더욱 좋다. 물론, 전문성은 기본이다. 2018년도에 이들은 약 46개의 프로젝트에 $10,000(한화 약 1,128만 원)를 각각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첫 라운드에 약 5,000건의 신청서가 들어온다는데 그중에 30% 정도만 두 번째 라운드에서 지원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약 100명 정도 작가를 선정,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46여 명을 선별한다. 제2라운드에서 제출할 서류는 프로젝트 업데이트(만약에 기존 프로젝트를 활용한다면), 프로젝트 타임라인, 예산, 기존 작업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그리고 자신이 지원 가능한 작가인지를 입증해 줄 서류 등이 있다. 하나라도 누락된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이 점 명심해야겠다.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4. 인터내셔널 리서치 프로그램 International Research Programme (Visual Arts)

덴마크 / 그랜트, 대니쉬 아트 파운데이션 Danish Arts Foundations


4. International Research Programme (Visual Arts) 인터내셔널 리서치 프로그램 / Danish Arts Foundations 대니쉬 아트 파운데이션


대니쉬 아티스트 워크숍(레지던시)의 목작업(Wood shop) 워크숍 장비, 이미지 제공: 갤러리 팩토리 홍보라 큐레이터

대니쉬 아티스트 워크숍(레지던시)의 목작업(Wood shop) 워크숍 장비, ⓒ갤러리팩토리 홍보라 큐레이터

대니쉬 아티스트 워크숍(레지던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갤러리 팩토리 홍보라 큐레이터

대니쉬 아티스트 워크숍(레지던시) 전경, ⓒ갤러리팩토리 홍보라 큐레이터

Dan Vo, 《We the People (Detail)》 전시 전경, 덴마크 국립미술관(Statens Museum for Kunst), 이미지 제공: 갤러리 팩토리 홍보라 큐레이터

Dan Vo, 《We the People (Detail)》 전시 전경, 덴마크 국립미술관(Statens Museum for Kunst), ⓒ갤러리팩토리 홍보라 큐레이터

인터내셔널 리서치 프로그램은 예술 기관의 디렉터와 큐레이터, 혹은 예술 전문가들만 지원할 수 있다. 덴마크의 아트 파운데이션에서는 선정된 이들에게 여행과 숙박 시설 경비를 모두 지원한다. 지원 자격은 꽤 단순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트 디렉터와 큐레이터, 예술 비평가와 활동가로 예술이란 영역에서 지난 시간동안 꽤 입지를 다져왔다는 사실 입증할 수 있는 이여야만 한다. 더불어 덴마크 작가나 예술계와 연결고리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작가라고 하더라도 큐레이팅 경험이 있거나 전문적으로 실무 경험이 있다면 펀딩에 지원이 가능하다.


리서치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선 아래 4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는 무조건 충족시켜야만 한다. 첫째, 지원자가 계획한 리서치 트립이 전문성에 부합한 장소여야 한다는 점과 둘째, 덴마크 작가나 예술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도모하거나 그 관계를 더욱 끈끈히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 셋째로 덴마크 작가나 기관이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리서치 트립이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추후에 덴마크와 해외 예술계가 건실한 협업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조건이다. 덴마크의 문화부(Danish Agency for Culture)와 왕립 사무소(Palace’s Office)에서 대니쉬 아트 파운데이션 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지원자의 서류를 평가한다. 지원자는 최대 15,000 크로네(한화 약 266만 원)를 요청할 수 있지만, 위원회에서 꼭 요청 금액을 맞추지는 않는다. 펀드의 여러 사정과 지원자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서 그랜트를 결정하는 것이다. 선정된 작가들은 말 그대로 여행에 필요한 경비만을 지원받는데, 리서치 트립은 3-7일 정도로 잡는 것이 좋다. 더 길게 신청할 수는 있지만, 나머지 경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모에 지원하기 위해서 어떤 서류가 필요할까. 지원자는 약 두 장 정도 분량으로 프로젝트 설명과 리서치 트립의 목적, 계획(프로그램), 예산 등을 정리해야 한다. 프로젝트 설명에는 리서치 트립의 세세한 계획과 더불어 누구를 만날 예정이고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명시해야 한다. 이력서도 필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안현숙 큐레이터와 갤러리 팩토리의 홍보라 큐레이터가 이 그랜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북유럽 작가들과 함께 작업을 해봤거나 계획 중인 전시 기획자 혹은 평론가에겐 굉장히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틀림없다.




※ 이어지는 '아티스트 서포트 프로그램' 기사는 2018년 11월 2주차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이 글은 퍼블릭아트 2018년 8월호(143호)에 수록되었으며,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퍼블릭아트와 콘텐츠 협약을 맺고 게재하는 글입니다.



 퍼블릭아트 편집부, 정송 기자